수신 상품 금리 높여 고객 확보 중
상반기 SBI저축은행 요구불예금 1년 전 比 1096.9% 증가
업계 “고객 늘면서 자연스럽게 대출도 늘어”

서울 시내 한 저축은행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저축은행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저축은행들이 예·적금 금리 인상에 나섰다. 시중은행 고객 이탈이 계속되면서 은행 고객을 확보해 수신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다. 아울러 저축은행은 늘어난 고객을 통해 대출 영업도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최근 주요 예·적금 금리를 0.1%포인트씩 인상했다. 1년 만기 OK정기예금 금리는 연 1.5%에서 1.6%로, OK안심정기예금(3년 만기)과 OK정기적금(1년 만기)은 각각 연 1.6%에서 1.7%로 올렸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도 9월 들어 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0.4%포인트 인상했다. SBI저축은행의 1년(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연 1.9%가 됐다. 여기에 고객이 모바일뱅킹 또는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채널로 가입 시 0.1% 우대금리를 더해 연 최고 2.0% 이자를 준다.

다른 저축은행들도 예·적금 금리를 인상 중이다. 대신저축은행은 이달에만 두 번 0.1%포인트씩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했고 웰컴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각각 0.05%포인트, 0.1%포인트 올렸다. 

높은 금리를 주는 경우도 있다. 월켐저축은행의 경우엔 이달 15일부터 연 최고 6% 이자를 제공하는 ‘웰뱅하자 정기적금’을 1만좌 한정 특판으로 내놨다. 이 적금은 하루 1000좌씩만 판매하는데 특판 시작 후 연속 완판을 이어갔다. 

KB저축은행도 최근 500억원 한도로 연 2% 정기예금 특판을 내놨다. 비대면 전용상품으로 모바일로 가입하면 12개월 만기가 조건이다. 기본금리 1.7%에 0.3%포인트의 특별금리를 더해주는 방식이다.

최근 저축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것은 하반기도 상반기에 이어 대출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고객을 미리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에는 제로금리 시대로 인해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0%대로 떨어지면서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저축은행으로 고객이 몰렸다. 대표적으로 저축은행 빅2 가운데 SBI저축은행의 상반기 요구불예금(저원가성예금) 잔액은 2조778억원으로 1년 전(1736억원)보다 1096.9% 증가했다. OK저축은행의 요구불예금도 9.9% 늘어난 2396억원을 기록했다. 

가계대출 잔액도 크게 증가했다. SBI저축은행의 상반기 대출 잔액은 1년 전보다 2조167억원(30.4%) 증가했고, OK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1조원(17%) 증가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대출 영업도 활기를 보였다”며 “하반기도 같은 방법을 통해 영업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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