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회장 3연임 성공으로 연임 가능성 ‘청신호’
국민은행, 지주 회장·행장 분리 후 리딩뱅크 지위 굳혀
이달 말 차기 행장 선임 위한 대추위 열릴 듯

허인 KB국민은행장. / 사진=연합뉴스
허인 KB국민은행장. / 사진=연합뉴스

허인 국민은행장의 연임에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업계에는 허 행장 연임도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다. KB금융이 회장과 행장을 분리한 후 첫 행장으로 선임된 허 행장은 이후 국민은행의 리딩금융 지위를 굳혔다. 은행권을 강타한 코로나19 시기에도 실적 방어에 성공한 만큼 허 행장이 별 탈 없이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달 말 지주 대추위서 허 행장 연임 결정할 듯

23일 금융권과 KB금융에 따르면 허 행장의 임기는 올해 11월20일에 만료된다. 허 행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온 만큼 KB금융은 이달 말 윤 회장과 금융지주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된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차기 행장에 대한 심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의 대추위가 차기 행장 후보를 선정하면 국민은행은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를 통해 최종 은행장 후보를 결정한다. 이후 주총에서 차기 은행장 선임이 확정된다. 

2017년 당시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KB금융의 윤 회장 연임 이슈가 있었다. 같은 해 9월14일 지주 회장추천위가 윤 회장을 단독 회장 후보로 추천했고 이후 대추위가 열려 10월11일 허 행장을 차기 행장으로 최종 선임했다. 올해도 윤 회장의 3연임에 맞춰 허 행장 연임 이슈가 있는 만큼 2017년처럼 9월 말에는 대추위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허 행장이 한 해 더 국민은행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윤 회장이 2017년 회장과 행장 겸직을 푼 뒤 첫 행장 자리에 허 행장이 오른 뒤 국민은행이 리딩뱅크를 유지하는 등 성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코로나19가 금융권을 강타하면서 업계의 불안요소가 커져 당장 은행 CEO를 바꿔 안정성을 해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많다.    

또 허 행장이 KB금융의 계열사 대표 임기인 ‘2+1’년을 모두 채웠지만 지난해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이 ‘2+1’년 임기 후에도 1년 연임이 된  선례가 있어 허 행장의 연임도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 나온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4년 간의 당기순이익 추이. / 이미지=시사저널e

◇국민은행, 코로나19에도 실적 방어 성공적

허 행장의 경영 성과는 뚜렷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2017년 말 허 행장이 국민은행장으로 올랐을 당시 국민은행은 2조1747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2016년 신한은행에 내줬던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았다. 이후 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까지 리딩뱅크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국민은행은 코로나19 영향에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한 모습을 보였지만,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 감소율(11.0%)과 국내은행 평균 순이익 감소율(17.5%)과 비교해 실적 방어에도 성공했다. 

고객보호 측면에서도 국민은행은 사모펀드 사태를 모두 비껴가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신한·하나·우리은행 등 3대 시중은행이 모두 펀드 사태에 휩싸여 홍역을 치르고 있지만 국민은행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라임 등 잇단 악재를 비껴가며 주목을 받았다. 

국민은행은 사모펀드 상품을 출시하고 사후 관리까지 총 14단계에 걸쳐 평가 과정을 확인하는 만큼 문제가 될 만한 투자상품을 걸러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규 상품 판매심의 단계도 기존 3단계에서 4단계로 강화해 불완전판매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 대출 연체율 상승, 수익 악화, 투자 상품의 부실화 등 예측할 수 없는 금융환경에 펼쳐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국민은행 등 은행들이 올해 하반기 이후로 최우선 경영 과제로 ‘조직 안정’을 꼽아야 하는 상황이라 허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런 이유로 KB금융 회추위 위원들도 윤 회장의 3연임을 결정하며 “코로나19 시대에 KB금융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윤 회장이 조직을 더 이끌어가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윤 회장이 3기 체제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금융 불안정성이 커져 지금까지 문제없이 호흡을 맞춰온 허 행장의 연임이 필요하다고 볼 것”이라며 “허 행장이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게 업계 전반의 시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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