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 가이드라인 없어 안내도 부족해서 '유명무실'
추석 전 조속한 지급 쉽지 않을듯

긴급지원금 관련 원스톱 상담 콜센터 운영이 시작된 지난 16일 정부과천청사 국가권익위원회의 콜센터에서 상담사가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긴급지원금 관련 원스톱 상담 콜센터 운영이 시작된 지난 16일 정부과천청사 국가권익위원회의 콜센터에서 상담사가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2차 재난지원금 등의 지급을 앞두고 상담 콜센터를 지난 16일 오픈했지만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적인 안내‧상담은 물론 사업 주관부처 전문 상담 역시 연결이 불가능에 가까웠다. 어렵게 연결이 된다고 하더라도 가이드라인이 확정되지 않아 제대로 된 안내를 받기 힘들었다.

이번에 추가로 지급되는 2차 재난지원금,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고용유지지원금, 긴급고용안정지원금 등에는 새로운 기준이 추가됐다. 각자 처한 상황이나 소득 감소 부분 등에 따라 지원금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유리한 지원금을 챙기려면 상담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정부는 ‘힘내라 대한민국 콜센터’를 지난 16일부터 개설해 운영에 들어갔다. 권익위의 110 콜센터에서는 기본적인 안내와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추경 사업별 지원 내용과 절차 등에 대해서는 사업 주관부처 콜센터인 중기부 콜센터(1357), 고용노동부 콜센터(1350), 복지부 보건복지상담센터(129)에서 전문적인 안내·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17일 기자가 직접 연결을 시도했지만 4가지 상담센터 모두 연결이 어려웠다. 통화량이 많아 연결이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만 흘러나왔다. 고용노동부에서는 고용보험 홈페이지에 게시된 공지사항을 참고하라고 안내했다.

답답한 국민들이 전화기를 붙들었지만 연결조차 되지 않으면서 불만을 키우고 있다. 콜센터 개설을 너무 성급하게 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본격적인 상담에 투입되지 않았는데도 연결이 되지 않을 정도면 상담원 수를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상담원과 겨우 연결이 돼도 해답을 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직 지원금 관련 가이드라인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부족해 이를 상담원들이 함부로 안내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국회 추가경정예산 심의 과정에서 세부사항 등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렵게 연결된 이들은 보람도 없이 시간만 낭비하게 된 셈이다. 상담원 역시 잘못한 일도 없는데 애꿎은 사과만 계속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성급한 콜센터 운영이 불러온 부작용이었다.

콜센터 상담도, 가이드라인도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는 추석 전까지 추가경정예산안을 집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국회가 22일까지 4차 추경안을 확정해 주기를 간곡히 요청한다”며 “경기회복 모멘텀을 위해서는 긴급 민생·경제 종합대책에서 마련한 총 12조4천억원 규모의 지원금을 조속히 집행하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가 22일 추경을 확정하기로 협의됐는데 이는 추석 전 추경 자금 집행을 개시하기 위한 사실상 데드라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무진에서는 추석 전 다양한 지원금의 조속한 집행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행정 직원들이 모두 지원금 지급 업무에만 매달릴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기존에 업무가 과부화 된 상태에서 2차 지원금 업무까지 추가로 맡아야하는데 여기서 속도까지 내기는 더 어렵다는 얘기다.

한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아직도 1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지급도 마무리되지 않았는데 추석 전에 2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지급을 마무리하라는 것은 너무 허황된 요구”라며 “매일 야근을 하고 있지만 많은 일을 처리하기엔 역부족이다.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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