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계약서 작성·이념편향성 등 문제도 도마 위···이 후보자, 부동산 의혹 사실관계 인정
“경제적·자녀 교육적 등 이익의 목적은 없었다”···“우리법연구회, 특정성향 모임 아니다”

2일 국회에서 이흥구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2일 국회에서 이흥구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2일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실시한 이흥구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후보자를 둘러싼 증여세 탈루,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작성 등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또한 청문회에서는 후보자의 이념편향성 문제도 함께 도마 위에 올랐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자를 향해 “후보자가 배우자와 함께 처가로 주소를 옮겨 13년간이나 위장전입을 했다는 것은 간단하지 않은 문제”라며 “다운계약서도 집을 팔고 사는 과정에서 3번이나 작성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2005년, 이 후보자의 부인은 2002년부터 2013년까지 각각 장인 집에 ‘위장전입’을 했고, 2002년부터 2005년 사이 다운계약서를 3차례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이와 같은 의혹들을 인정하면서도, 다운계약서 작성과 관련해서는 “(당시에) 의식하면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확인해보니 세무서에 저렇게 신고 돼 있는 건 맞다”고 답했다.

위장전입은 주택 매수에 따라 일시적으로 이뤄졌고, 이 후보자 부인의 위장전입도 장인, 장모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을 위한 것이었다는 주장이다.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작성 등의 사실관계 자체는 맞지만 경제적, 자녀 교육적 등 이익의 목적이 없었고, 취득한 이익도 없다는 설명이다.

야당은 이 후보자 부인(부산지법 서부지원장)의 ‘관사 재테크’ 의혹도 제기했다.

이 후보자 부인이 기존에 살던 아파트를 4억원에 팔고 관사에 거주하며 새 아파트를 올해 1월에 5억원에 구입했는데, 7개월 만에 3억5000만원의 시세 차익을 거두고 있다는 것이 야당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자는 “이미 해운대 지역의 조정지역이 해제돼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였고, 더 주택가격이 오를 것인지는 예상할 수 없었다”며 “앞으로 살 집을 생각하면서 이 주택을 구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 비호에 나섰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은 “지금 다운계약서 문제하고 위장전입 문제가 나왔는데, 다운계약서는 2005년의 일”이라며 부동산실거래가 시행되기 전인만큼 이 후보자가 모르고 있을 수 있다고 감쌌다. 또한 위장전입을 통한 주택청약, 자녀학교 입학 문제 등이 없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이 후보자의 이념편향성 문제도 청문회의 쟁점 중 하나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2018년 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승진한 후 2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법관 후보로 선정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에서 대법관 후보가 되려면 통상 5~6년이 걸린다”며 “지금 언론에서도 코드 인사가 언급되는 이유가 결국 우리법연구회가 교집합으로 나온다 이 후보자의 인사는 아주 이례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우리법연구회는 주로 학술단체의 성격이 강하며 특정성향의 모임이라고 정리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특정 성향의 사람들이 대법원 재판부를 구성했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8‧15 집회 허가’, ‘북한 개성공단 연락사무소 폭파’ 등 현안 관련 질의도 있었다.

우선 ‘8‧15 집회 허가’와 관련해 이 후보자는 “법원이 국민 생각과 다른 측면으로 결정했다는 지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법원이 여러 내용을 충분히 고려해서 결정했을 거라 생각한다”며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법부에 대한 비판과 논평이 가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북한의 개성공단 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서는 “남북관계, 남북교류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다”면서도 “재산의 침해가 있으니까 그 부분(손해배상 소송)에 대해서는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흥구 대법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흥구 대법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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