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대선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vs 민주당 조 바이든’ 구도
탄소제로화·친환경 내세운 바이든···50년 만에 민주당 원전옹호 입장선회
삼성·현대차·SK·LG·한화 등 대기업 수혜전망···원전대표주자 두산도 기대감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미국 대통령 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기업들이 들썩이고 있다.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2400조원 규모의 친환경에너지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이에 강점을 보이는 한국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바이든 후보가 원전을 친환경에너지에 포함시키면서 부침을 겪어 온 두산중공업도 포함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바이든 후보는 1972년부터 2009년까지 델라웨어주 연방 상원의원에 7번 내리 당선된 유력 정치인이다. 1998년과 2008년에는 민주당 대선 경선에도 참가했는데, 2008년의 경우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의 강세에 일찌감치 레이스를 포기했다. 이후 오바마가 그를 러닝메이트로 지명하고 당선되면서,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부통령을 지냈다.

미국은 4년 중임제다. 한 번 당선된 뒤 한 차례 더 대권에 도전할 수 있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사례를 보면 재선에 성공한 경우가 압도적이다.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우 재임 중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 이 때문인지, 재선에 도전하는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후보와 팽팽한 경쟁을 벌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오랜 정치경력과 8년간 부통령으로 재임하며 쌓은 행정력 등이 바이든 후보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그의 핵심공약 중 하나가 바로 ‘친환경정책’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강도 높은 황 함유량 배출규제 정책인 ‘IMO 2020’의 연기를 주장하고,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상당히 대비점을 보이는 부분이다.

바이든 후보는 파리기후협약에 재차 가입하는 등 환경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2035년까지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제로(0)화하고 전기차 보급을 위한 각종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친환경에너지 생산시설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4년 간 총 2400조원의 투자를 약속했다. 공교롭게도 국내 기업들이 강점을 보이는 분야다.

복수의 증권사들은 보고서를 통해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 재임시절 위축됐던 미국의 친환경 에너지 사업이 재차 활기를 띨 것이며, 그 규모는 현행 유럽을 능가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기·수소차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원전 등이 수혜업종에 포함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전기·수소차 분야에 강점을 지녔다. 지난 7월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과 기아차의 ‘니로EV’ 등이 각각 2위와 4위에 랭크되는 등 역대 유렵시장에서 최고 성적을 기록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 밖에도 현대차는 한화그룹과 최근 ESS 분야 공동개발·협력에 나서는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현대차 측과 ESS 협력을 펼치기로 한 한화그룹의 경우 친환경에너지 분야의 선도업체다. 특히 태양광이 강점이다. 개별 태양광발전소는 ESS가 수반된다. 한화 측의 태양광 기술과 현대차가 확보할 폐배터리 등을 사용해 ESS까지 포괄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다. 특히 미국의 경우 지역별로 일조량이 풍부하고 영토가 넓어 상당히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유럽·호주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는 특히 국내 기업이 강점을 보이는 분야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등은 현지에 생산라인을 구축·증축 중이다. 특히 LG화학은 포드사와 배터리 셀 합작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삼성SDI와 더불어 국내 3사는 미국·유럽 주요 완성차브랜드들을 고객사로 거느리는 데, 미국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 될 경우 상당한 실익이 예상되는 분야다.

두산중공업의 원전기술의 경우 더욱 주목받는 분야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 등에서는 최근 소형모듈원전에 주목하고 있다. 탈원전만으로 높아지는 전기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1~300MW급 수준의 원전을 바탕으로 전기차 등의 시대에 발맞춰 높아지는 전력수요에 대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른 분야들과 달리 원전의 경우 바이든 후보와 민주당이 내세운 ‘탄소제로’ 친환경 발전방식에 포함됐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당초 민주당은 원전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번 원전 지지는 반세기만이다. 반대파인 공화당이 지속적으로 원전을 옹호해왔다는 점에서 선거승패와 관계없이 미국 내 전력수요 급증에 따른 원전개발 수요가 급증될 것으로 예견된다.

한편, 금년 미국 대선은 오는 11월 3일이다. 4년마다 실시되는 미국 대선은 당해 11월 첫째 월요일이 포함된 주의 화요일이란 규정에 따라, 2~8일 중 하루가 선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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