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중요성 커지자, 엔터 시장 본격 진출 시작한 네이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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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가 최근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콘텐츠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면서 관련 시장을 먼저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 접근 방식에 있어 네이버와 카카오는 서로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터 시장 투자 확대하는 네이버·카카오

네이버는 최근 SMEJ 플러스, 미스틱스토리 등 SM엔터테인먼트 계열회사들에 총 1000억원 규모 투자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네이버 브이라이브의 글로벌 커뮤니티 멤버십 플랫폼 ‘팬십’ 역량을 강화하고 차세대 영상 비즈니스 사업 확대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4월에도 SM엔터와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략적 제휴를 맺은 바 있다.

팬십은 지난해 네이버가 선보인 서비스로 스타가 팬을 위한 멤버십을 직접 설계하고 구축하는 새로운 방식의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SM엔터는 그동안 운영해오던 팬클럽 서비스를 네이버 브이라이브 팬십으로 일원화하면서 글로벌 멤버십 플랫폼의 역량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공연, 음악, 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 발굴 및 제작에 경쟁력을 높이겠단 방침이다. 아울러 브이라이브, 나우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플랫폼과 글로벌 아티스트 간 다양한 시너지도 발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에 앞서 지난 2017년 YG엔터테인먼트에도 1000억원을 투자했다. 지금도 YG엔터의 2대 주주이며, 당시에도 브이라이브 서비스 강화가 목적이었다.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카카오도 엔터 분야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엔터 전문 자회사 카카오M 설립을 통해 사세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카카오M은 지난해 1월 BH엔터테인먼트, 숲엔터테인먼트, 제이와이드컴퍼니 등 연예기획사 지분 인수를 완료했다. 지난해 9월에는 ‘군도:민란의 시대’를 제작한 영화사 월광과 ‘신세계’를 제작한 사나이픽처스의 지분도 확보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진짜 사나이’ 김민종 PD,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문상돈 PD,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박진경 PD 등 스타 PD들을 대거 영입하기도 했다.

카카오M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연예기획사(매니지먼트) 7개사, 영화사 2개사, 드라마제작사 3개사, 음악레이블 4곳, 공연제작사 1개 등을 잇달아 인수·설립했다. 카카오M은 그동안 모은 자회사와 인력들을 바탕으로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콘텐츠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상업영화 및 드라마 제작 ▲모바일 콘텐츠 투자 ▲음악 콘텐츠 제작 및 유통사업 글로벌화 ▲인기 스타를 활용한 콘텐츠 확장 등에 나설 방침이다.

◇시장 접근 방식 달라…네이버 '협업'·카카오 '독자 생태계 구축'

이처럼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엔터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시장 접근 방식에 있어서는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기존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자사 플랫폼에 해당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반면 카카오는 제작과 유통을 모두 아우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사업 접근 방식에 따른 차이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금융이나 모빌리티, 인공지능(AI) 분야 등에서 독자 생태계 구축보다는 기존 업체들과의 협업을 중시해 왔다. 다만 각 서비스 유통은 네이버 플랫폼이 맡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기존 업체들과의 갈등은 최소화하며 동시에 네이버 플랫폼에 대한 영향력은 더욱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방식이 엔터 분야에서도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카카오는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며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힘을 쏟는다. 카카오뱅크, 카카오모빌리티 등이 대표적인 예다. 카카오M이 제작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같은 방식은 해당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다만 기존 업체들과의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실제로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기존 택시 업체들과 큰 갈등을 빚기도 했다.

IT업계 관계자는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엔터 분야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콘텐츠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엔터 분야의 경우 기술적인 부분이 약점으로 꼽혀 왔다. 이번 네이버와 카카오의 진출로 기술적인 부분이 상당부분 진일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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