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기 방통위원장 취임사···‘정책 및 제도 혁신’, 방통위 핵심 과제
“미디어 재원구조 전반 재검토해 콘텐츠 경쟁력 강화”
“단통법, 이용자 후생 증대 방향으로 개정”

3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취임사를 통해 '5기 방통위'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 사진 = 연합뉴스
3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취임사를 통해 '5기 방통위' 방향성을 제시했다. / 사진 = 연합뉴스

“새로운 미디어시대의 이정표가 돼야 할 법체계는 여전히 20년 전 틀 속에 있다. 미디어 혁명의 시대를 이끌어가려면 미래를 기획하는 새로운 법체계가 필요하다.”

3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5기 방통위 방향성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이효성 전 방통위원장이 사퇴한 뒤 지난해 9월부터 방통위원장으로 재직해 온 한 후보자는 지난달 20일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서 새로운 임기 3년을 시작했다.

이날 한 위원장은 “지상파 시청률이 낮아진 만큼 OTT 이용률은 급성장했다. 광고시장의 중심은 모바일과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이전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은 국내 방송통신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고 방송통신 시장의 변화를 진단했다.

이어 그는 “변화와 관련해 주역에서는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卽變 變卽通 通卽久)’라 했다. 극한 상황에 이르면 변해야만 하고 변해야 통해서 오래갈 수 있다는 뜻”이라며 “연임하게 된 데에도 중차대한 변화의 시기에 정책의 연속성을 바탕으로 도전하고 개혁을 이루라는 뜻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 위원장은 5기 방통위의 핵심 과제로 ‘정책 및 제도 혁신’을 꼽았다. 특히 미디어산업 경쟁력의 핵심은 콘텐츠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신료, 방송광고, 방발기금 등을 포함한 미디어의 재원구조 전반을 미디어의 공적 책임과 함께 놓고 근본적으로 재검토한다고 밝혔다. 지상파 UHD 정책은 시청자 권익과 시장 상황, 기술여건 등 환경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OTT 등 새로운 미디어의 활성화 정책과 기존 미디어 경쟁력 강화 정책을 균형 있게 추진해 상생과 협력의 미디어 생태계를 이뤄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비대면 디지털 사회에 대비해 미디어 복지와 디지털 포용 정책도 강화한다. 한 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재난방송, 원격교육뿐만 아니라 전자출입, 위치정보 공유와 같은 K방역에까지 방송통신 미디어는 우리 생활 전반에 활용됐다”며 “비대면 사회에서 더욱 중요해진 디지털미디어 능력을 전 국민이 갖출 수 있도록 미디어교육과 인프라를 확충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시청각장애인용 TV 보급, AI기술을 활용한 자막·수어 전환서비스 개발 등 소외계층, 정보 취약 계층을 위한 미디어 이용환경을 개선하고, 원격교육에서도 소외되는 분야가 없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미디어 복지, 디지털 포용 정책은 과기정통부, 교육부, 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추진한다.

민간에서 팩트체크, 자율규제가 활성화되고 이용자 스스로도 정보 판별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한 위원장은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가짜뉴스로 인한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절감할 수 있었던 만큼 가짜뉴스 대응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단통법은 이용자 후생을 늘리는 방향으로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한 위원장은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 관련 법 제도는 시장에서 나타난 여러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용자 후생을 늘리는 방향으로 새롭게 설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국내 기업이 외국 기업에 비해 불합리하게 차별받지 않고 국민이 국내외 사업자의 다양한 서비스를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집행력과 실효성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방통위 임직원을 향한 당부의 말도 전했다. 미디어 분야 혁신을 이뤄내기 위해 방통위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방송통신 미디어 업무는 여러 부서와 부처에 걸쳐 있어 소관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오로지 국민의 편익을 앞에 두고 고민해달라”며 “부서 간, 부처 간 칸막이를 터서 신속한 현안 대응으로 국민이 편리한 방송통신위원회를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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