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연 내 16개 단체장 비대위 구성해 조직 사유화·일감 몰아주기 등 폭로···"배 회장 사퇴 규탄 대회·중기부 행정감사 검토"

13일 소상공인연합회 비상대책준비위원회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기자실에서 배동욱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13일 소상공인연합회 비상대책준비위원회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기자실에서 배동욱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춤판 워크숍'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소상공인연합회의 내부 갈등이 커지고 있다. 소공연 임원들과 직원들은 배동욱 소공연 회장이 워크숍 강행 외에도 정부보조금을 사유화하는 등의 비리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사퇴론을 주장했다.

13일 소공연 비상대책준비위원회(비대위)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자리에 있는 소공연 임원과 회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엄중한 시국에 국민 정서와 이반된 춤판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에 나서지 않는 배동욱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를 대신해 국민과 700만 소상공인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비대위는 또 “배 회장은 700만 소상공인의 입장을 대변하는 무한한 책임을 져야하는 대표자임에도 코로나19 사태와 최저임금 등으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절박함을 외면하며 소상공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데 명확한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며 “배 회장은 이 사태에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소공연 수석부회장인 김임용 한국가스판매업협동조합연합회장과 대한숙박업중앙회,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한국주유소협회 등 소공연 소속 16개 단체장들이 참석했다.

앞서 소공연은 코로나19 사태가 있었던 지난달 25~26일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한 ‘전국 지역조직 및 업종단체 교육·정책 워크숍’에 걸그룹을 초청해 술을 마시고 선정적인 춤을 춰 물의를 빚었다. 소공연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예산 수십억원을 지원받는 법정경제단체이다.

배 회장은 논란 직후 소공연 회원들에게 “사려 깊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보고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문을 보냈지만,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피해로 소상공인들이 폐업을 하는 와중에 술을 마시며 춤을 추는 워크숍을 했다는 비판 여론이 일며 배 회장의 사퇴론이 불거졌다. 소공연 사무국 노조는 배 회장이 ▲정부보조금을 통해 구입한 서적을 참석자에게 재판매 ▲본부장을 권고사직 시킴 ▲가족 운영 업체 일감 몰아주기 ▲조직 사유화 등의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 수석부회장은 “소공연 사무국 노조가 밝혔듯 사회적 인식을 고려해 워크숍 개최 보류를 건의했지만, 배 회장은 오히려 직원들을 질책하며 의견을 묵살하고 워크숍을 강행했다”면서 “또 정부보조금으로 구입한 서적을 참석자에게 재판매하고 수익금의 일부를 연합회 부회장에게 수고비로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수석부회장은 “(배 회장은) 취입 직후 본부장 2명을 권고사직하고 직원들에겐 불이행 시 함께하지 못한다는 식의 고압적 태도를 보이며 고용유지 불안감을 갖게 했다”며 “연합회가 발주한 화환을 배 회장이 운영하는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회비 미납 단체의 미납금을 삭감하고 워크숍을 통한 총회에서 해당 단체장을 임원으로 선출하는 등 소공연을 사유화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특히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하는 소공연 소속 위원들은 워크숍 논란으로 인해 노동자측의 조롱과 위원직 사퇴 발언 등으로 자괴감을 갖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 수석부회장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현재 본인도 소공연 임원이 아니냐는 질문에 “직제상으로는 집행부이지만 배 회장의 워크숍 강행에 대해서는 접근성이 낮은 강원도에서 개최되는 점 등을 들어 반대해왔다. 오늘 뜻을 모은 사람들 중 워크숍에 참석한 사람은 정관개정 반대를 위해 총회에 참석했을 뿐, (논란이 된) 둘째날 행사에 참여한 인원은 한 명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소공연 비대위와 사무국 노조는 앞으로 배 회장 사퇴 요구를 계속해서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공연 사무국 노조는 연합회 신뢰가 무너져 당장 내년 예산 삭감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 집행부에 사퇴를 요구하는 중이다. 또한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달라며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오는 14일에는 소공연 소속 광역회장들과 지역회장단이 대전 중기부 청사 앞에서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비대위는 정부 보조금과 관련, 중소벤처기업부 행정감사 건의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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