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포항에 스마트 헬스케어 건립···JW중외, 아토피 신약과 통풍치료제 개발
동아제약, 당진에 박카스 제조 공장 건립···동국제약, 수출 물량 증대 추진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코로나19사태가 예상 외로 장기화됨에 따라 제약사들이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제약사들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연구개발(R&D)과 생산시설 구축 등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를 배출한 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되며 제약사들의 처방실적 등 매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1분기에는 이같은 움직임이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2분기 들어 상대적으로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부 제약사는 전년대비 외래 처방실적이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같은 분위기에도 일부 상위권 제약사는 코로나19사태가 향후 잠잠해지는 상황을 예상해 꾸준히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로 연구개발(R&D)과 생산시설 확충 등에 주력하고 있다.  

우선 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최근 경상북도와 포항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과 투자협정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포항 펜타시티 내 5만1846㎡ 부지에 ‘한미 스마트 헬스케어 씨티’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번 투자 결정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혁신을 통한 지속가능 성장을 주도해 나간다는 6대 혁신성장 비전 계획의 일환으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미약품그룹의 6대 과제인 싸이디오 시그마는 한미약품의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서 거시적 비전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싸이디오 시그마는 사이버교육과 디지털 바이오, 오럴 바이오, 시티 바이오, 그린 바이오, 마린바이오 등으로 구분된다. 그룹은 이 과제를 토대로 각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JW중외제약의 경우 특히 R&D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당초 JW중외제약은 항암제와 면역질환치료제가 신약 파이프라인의 양대축을 형성해왔다. 즉 항암제와 면역질환치료제가 신약 R&D의 중요 대상이라는 의미다.

JW중외제약이 최근 수년간 해외 기술수출을 이뤄낸 것도 면역질환치료제에 포함되는 아토피 질환과 통풍치료제였다. 구체적으로 지난 2018년 레오파마에 기술수출한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후보물질인 JW1610이 주목 받는다. 레오파마가 글로벌 임상을 진행, 전 세계 시장에 JW의 혁신신약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JW1601은 아토피 피부염의 큰 난제였던 가려움증을 억제하는 작용기전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어 2019년에는 JW중외제약이 중국 심시어에 통풍치료제 URC102에 대한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URC102는 전체 통풍 환자의 약 90%가 앓고 있는 배출저하형 통풍에 효과가 있는 파이프라인이다. 현재 JW중외제약이 국내에서 임상 2b상을 진행 중이다. 중국 내 통풍 환자는 1400만명 규모다.     

동아제약도 동아쏘시오홀딩스와 공동으로 1150억원을 투자, 현재 대구광역시 달성군에 소재한 공장을 충남 당진시 합덕읍 당진합덕인더스파크 일반산업단지로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 3월 착공한 동아제약 당진공장은 7만7190㎡(약 2만3350평) 규모다. 건립 예상 시점은 오는 2022년이다. 

동아제약 당진공장은 회사 대표 제품인 피로회복제 ‘박카스’와 소화제 ‘베나치오’를 생산할 예정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현 대구공장이 지난 1984년 완공돼 공장설비가 노후됐고, 제품 생산라인을 확충하려는 취지로 당진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국제약은 최근 수년간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화장품 등 헬스케어사업부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 실제 동국제약 매출은 지난 2015년 2599억여원에서 2016년 3097억여원으로 19.1% 증가했다. 2017년에는 3548억여원으로 14.6%, 2018년은 4008억여원으로 13.0%, 2019년 4823억여원으로 20.3% 늘었다. 이어 올 1분기 매출액이 전년대비 18.2% 증가한 1306억원여을 달성한 동국제약은 올해 5000억원 매출이 예상된다. 

동국제약의 매출 중 수출 비중은 제약업계 평균 수준이다. 지난해 563억3600만원 물량을 수출, 전체 매출의 11.1%를 점유했다. 이어 올 1분기에는 153억6300만원 수출 실적을 달성, 11.4% 비중을 기록했다.     

동국제약의 수출 주요 품목군은 조영제와 포폴주사다. 동국제약은 그동안 수출 물량 증가를 위해 노력해왔다. 때마침 지난달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 싱가폴, 일본 등 유럽과 아시아 주요 4개 국가에 ‘포폴주사’를 비상공급물량으로 수출하는 등 일부 성과도 냈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사태로 병원 외래환자와 처방실적 감소가 예상을 넘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쉽지 않은 투자를 진행하는 제약사들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