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부회장, 국정농단 연루부터 경영권승계 檢수사
롯데 신동빈 회장, 兄 신동주와 2015년부터 경영권 분쟁···“피로도 높아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금주 경영권에 타격이 될 수 있는 변곡점을 맞이한다. 두 사람은 각각 검찰수사 등에 따른 구속위기 상황과 친족과의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이번 고비를 순조롭게 넘긴다 하더라도 장기간 이어져 온 이 같은 리스크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22일 재계 등에 따르면, 오는 26일 대검찰청 산하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는 이 부회장 등의 공소제기 여부에 대한 심의기일을 진행한다. 수사심의위는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에 대해 수사 과정에서의 적정성 및 공소제기 여부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검찰이 아닌 학계, 언론, 시민단체 등 외부인사로 구성됐다.

수사심의위에서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발생한 범법여부가 집중 논의된다. 위원회 결론은 권고 수준이다. 강제성이 없다. 다만, 그간의 전례에 비춰봤을 때 검찰이 권고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수사심의위가 설치된 2018년 이후 총 8차례의 위원회가 개최됐으며, 검찰은 8차례 모두 이들의 권고안을 받아들였다.

이른바 ‘삼성과 이재용의 운명의 금요일’이란 표현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고비를 넘기더라도 안심하긴 이르다. 앞서 검찰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재판에 넘기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구속력이 없는 만큼 위원회의 권고내용과 관계없이 기소할 가능성 또한 적지 않다. 

이 부회장의 심의에 앞서 24일에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신동빈 회장의 이사해임 안건이 다뤄질 예정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일본 내 롯데그룹 지배력의 정점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의 대주주다. 롯데홀딩스와 광윤사·L투자회사 등은 호텔롯데의 지분 99.28%를 쥐고 있다. 한·일 롯데그룹의 연결고리가 호텔롯데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와 더불어 국내 롯데그룹의 지배력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2018년 2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받으며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직에서 물러났다가 지난해 2월 복귀한 바 있다. 이번 해임 안건은 2015년부터 경영권 분쟁을 이어오고 있는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제안하면서 이뤄지게 됐다.

신동주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 대표이사다. 신동빈 회장이 국정농단 등에 연루돼 유죄를 선고받은 만큼 이사직에서 해임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다만 실제 해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과 주주들이 줄곧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 바 있기 때문이다. 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부결된다 하더라도 ‘형제의 난’이 종식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신동주 회장이 일본 법원에 이 같은 상황을 대비해 법적 고발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자연히 두 그룹에도 이 같은 악재들은 회사에도 불안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른바 불확실성에 대한 리스크다. 이 부회장 구속 등으로 발생하게 될 경영공백이 삼성그룹과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 등과는 다른 개념이다. 수년째 리스크가 종식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논란에 휩싸이게 되면서 각 그룹 내부적으로도 상당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지속적인 검찰수사를 받게 된 지도, 신동빈 회장이 형인 신동주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지도 벌써 5년째”라며 “어떻게 보면 대주주 개개인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이지만, 이들이 회사의 중책을 맡고 있고 사안의 결과에 따라 회사의 방향성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좌시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장시간 이어져 온 논란들로 회사 내부적으로 느끼는 피로도도 상당히 높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론 주주로서의 권한만 유지한 채 경영진으로서 한 발 물러나 이 같은 문제들에 맞서는 게 옳다고 보지만, 이 역시 각 회사의 주주들과 이사진들이 판가름해야 할 문제들이기 때문에 조속히 리스크들이 정리되는 게 회사에도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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