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나로크 오리진, 온라인 미디어 간담회
“신규 IP 도전 필요” 지적도

자료=그라비티
자료=그라비티

PC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로 유명한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 지적재산권(IP) 확장에 나선다. 그라비티는 오는 7월 신규 모바일게임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출시할 계획이다.

그라비티는 15일 모바일 MMORPG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소개하는 온라인 미디어 간담회를 개최했다.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온라인의 정통성을 가장 잘 살린 게임이라고 자부하는 타이틀이다. 지난 지스타 2019를 통해 처음 선보인 이후 게임업계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았으며 최근 1차 비공개테스트(CBT)와 그룹테스트(FGT)를 마쳤다.  

정일태 라그나로크 오리진 팀장은 “원작의 정통성을 그대로 계승하는데 초점을 맞췄으며 지금까지의 라그나로크 IP게임 중 가장 고퀄리티의 그래픽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게임이라고 자부한다”며 “기다려 준 유저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게임 출시 전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라그나로크로 재기에 성공한 그라비티

2000년 설립된 그라비티는 2002년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를 출시했다. 라그나로크는 출시 직후 특유의 아기자기한 2D 캐릭터가 큰 인기를 끌면서 단숨에 흥행 게임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당시 온라인게임의 경우, 풀 3D나 2D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라그나로크는 배경과 스킬은 3D로, 캐릭터는 2D를 활용한 독특한 게임이었다. 특히 원화를 비롯해 캐릭터 자체가 큰 인기를 끌면서 수많은 마니아를 만들어낸 게임이기도 하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흥행에 힘입어 지난 2005년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같은해 김정률 당시 그라비티 회장이 자사 지분 52.4%, 364만주를 일본 소프트뱅크 계열 투자회사 EZER과 테크노 그루브에 전량 매각하면서 그라비티 경영권은 소프트뱅크로 넘어가게 된다. 이후 2008년 그라비티는 소프트뱅크 산하 게임업체인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후 그라비티는 오랜시간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라그나로크2’, ‘레퀴엠 온라인’, ‘에밀크로니클 온라인’, ‘로즈 온라인’, ‘타임앤테일즈’ 등을 선보였으나 흥행에 실패해 현재는 전부 서비스를 종료했다.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3년 연속 1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라비티는 기존 흥행작인 라그나로크 재정비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게 된다. 대만 시장에 직접 서비스를 시작하며 매출을 올렸고, 동남아시아 시장 역시 신규 퍼블리셔들과 맞춤형 협업을 이뤄내면서 동시접속자 수를 크게 늘렸다. 결국 2016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4년 연속 실적 상승에 성공했다.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라그나로크M’의 성공도 큰 몫을 했다. 지난해 매출 3610억원, 영업이익 490억원을 기록해 2005년 나스닥 상장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라그나로크 IP 우려먹기 지적도

위기에 빠진 그라비티를 기사회생 시켜준 것은 라그나로크가 맞지만, 이번 라그나로크 오리진 출시와 관련해 IP 우려먹기란 지적도 나온다. 이미 그라비티는 지난 3월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한 전략 시뮬레이션 RPG ‘라그나로크 택틱스’를 출시한 바 있으며, 지금도 여러 종류의 라그나로크 IP 기반 게임을 개발 중이다.

이번 간담회에서도 라그나로크M과 오리진의 차별점에 대한 질문이 많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신택준 팀장은 “라그나로크M 과 비교를 하자면,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좀 더 MMORPG의 맛을 살렸다고 볼 수 있다”며 “파티 인원에 따라 추가 경험치를 획득한다거나, MVP 사냥에 파티 보상을 구성하는 등의 파티 시스템을 강화했고 던전 내 몬스터들의 AI를 높여 공략해내는 재미를 보다 더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오리진의 경우 스킬 시스템이나 스탯 시스템 역시 원작과 유사하게 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전히 오리진만의 매력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그라비티의 경우 라그나로크2를 비롯해 여러 후속작 실패 이후 라그라로크 하나에만 몰두해 왔다”며 “모바일게임인 라그나로크M이 성공하자, 사실상 그래픽만 업그레이드 해 이번 오리진을 내놨다. IP 우려먹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라비티측에서는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해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유저 입장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신규 IP에 대한 도전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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