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까지 ‘긍정’ 분석 지속되다 코로나19 유행 후 ‘부정’적 전망

자료=기획재정부,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자료=기획재정부,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정부가 경제동향에 대한 평가를 지난달 '부정'에서 이달 '낙관'으로 바꿨다. 최근 경제에 대해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내수 위축세가 완만해지면서 실물경제의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고 봤다. 이는 지난날 실물경제 하방 위험의 확대라는 부정적인 전망에 비해 크게 나아진 진단이다.

기획재정부는 12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를 발표했다. 정부는 매월 그린북을 발간하고 있는데 이로써 올해 상반기 그린북이 모두 나왔다.

올해 코로나19가 등장하면서 올 상반기 정부의 경제동향 분석도 큰 변화를 겪었다. 정부는 올해 초반에만 해도 경기 흐름의 개선을 점쳤지만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한 이후부터는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이어왔다.

이날 기재부는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으나 내수 위축세가 완만해지고 고용 감소폭이 축소되는 등 실물경제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지난 3월 이후 부정적인 전망을 이어가던 중 3개월만에 그 충격이 다소 완화했다는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코로나19로 내수가 위축되고 고용지표 부진이 지속되며 수출 감소폭이 증가하는 등 실물경제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는 매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다가 이번 달에는 지난달보다는 긍정적으로 진단했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내수와 수출 등 여러 지표를 같이 보면 하방 위험은 여전하지만 4월에 비해 상당히 줄었다”면서도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을 대전제로 모든 전망과 판단이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회복 조짐이라는 표현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1, 2월까지만 해도 그린북에 긍정적인 분석을 담았다. 그린북 1월호에는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가 완만히 증가하는 가운데 설비투자도 점차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정부는 추가적인 악재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경기 반등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긍정적인 전망은 2월에도 이어져 그린북 2월호에서는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는 생산·소비·설비투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12월에는 경기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동반 상승하는 등 경기개선의 흐름이 나타나는 모습”이라는 평가가 담겼다.

심지어 정부가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해 ‘개선·회복 흐름’이 감지된다고 진단한 것은 2018년 9월 이후 1년 5개월 만의 일이었다. 다만 정부는 코로나19의 등장으로 “최근 발생한 코로나19의 확산 정도 및 지속기간에 따라 중국 등 세계 경제의 성장 및 우리 경제의 회복 흐름이 제약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2월 말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정부의 그린북 3월호에서 경기 전망은 잿빛으로 바뀌었다. 정부는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경제활동과 경제 심리가 위축되고 실물경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전 달에 표기된 ‘경기 개선 흐름’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4월부터는 좀 더 강한 부정적 전망이 등장했다. 그린북 4월호에서는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내수위축이 지속하는 가운데 고용지표가 크게 둔화하고 수출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등 실물경제 어려움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분석됐다. 실물경제 불확실성이 실물경제 어려움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며 부정적 영향이 더 커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정부는 그린북 5월호에서 실물경제 어려움 확대에서 나아가 실물 경제의 하방 위험마저 확대되고 있다고 비관적 전망의 범위를 더 넓혔다.

그러다 6월호에서는 소비 관련 속보치의 개선으로 앞선 달보다는 완화됐다는 진단을 내리게 됐다. 이는 정부가 전 국민에게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의 효과가 컸다. 향후 긴급재난지원금이 대부분 소진되고 나면 다시 소비 관련 지표들이 원상 복귀되면서 또 비관적 전망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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