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유저들, 모바일게임 유입 크게 늘어…IP 확장에도 유리

자료=컴투스
자료=컴투스

최근 넷마블, 컴투스 등 역할수행게임(RPG) 장르를 전문으로 개발하는 게임사들이 여성 취향 게임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여성 유저들의 모바일게임 유입이 많아진 것과 더불어 시장 확대를 노리는 게임사들의 전략이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방탄소년단(BTS)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모바일게임 ‘BTS월드’를 선보였던 넷마블은 올해 하반기 신규 모바일게임 ‘BTS 유니버스 스토리’를 글로벌 출시할 계획이다. BTS월드는 이용자가 방탄소년단의 매니저로서 글로벌 슈퍼스타 방탄소년단과 상호작용하는 스토리텔링형 육성게임이다. 출시 당시 여성 이용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BTS 유니버스 역시 독창적인 세계관 속에서 BTS 멤버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드벤처 모바일게임 ‘쿠키런’으로 유명한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4월 3D 스타일링 모바일게임 ‘스타일릿’을 글로벌 출시했다. 스타일릿은 3D로 구현한 도시적이고 세련된 캐릭터와 실제 의류 원단의 특징을 그대로 살린 의상 등이 특징이다. 2000종이 넘는 의상과 소품을 바탕으로 스타일링하는 재미부터 나만의 스타일을 공유하고 경쟁하며 다른 유저와 소통하는 게임이다. 이 역시 여성 이용자들을 노린 것으로, 인형 옷입히기 놀이를 모바일로 옮겨 놓은 것이다.

모바일 RPG ‘서머너즈 워’로 유명한 컴투스는 아예 스토리게임 전문 개발사를 자회사로 흡수했다. 컴투스가 인수한 ‘데이세븐’은 인기 스토리게임 ‘일진에게 찍혔을 때’를 비롯해 다양한 스토리게임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스토리게임은 유저 선택에 따라 여러 갈래의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Interactive) 소설 형태를 갖추고 있다. 게임 전반에 걸쳐 숨겨져 있는 분기별 선택지에 따라 각기 다른 결말을 확인할 수 있어 기존 게임과는 차별화된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스토리게임의 경우 여성 유저들에게 인기가 높은 장르다.

컴투스는 최근 데이세븐과 함께 ‘스토리픽’이라는 스토리텔링 중심의 콘텐츠 플랫폼도 선보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채널 A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하트시그널’ 등 인기 IP를 활용한 작품을 포함해 SF,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의 스토리게임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듯 RPG 개발사들이 여성향 게임 개발에 적극 뛰어든 이유는 최근 여성 유저들의 모바일게임 유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지에이웍스가 운영하는 모바일인덱스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모바일게임 사용자 성별 구성은 남성 50.3%, 여성 49.7%로, 거의 비슷한 수치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는 전년도 성별 구성인 남성 64%, 여성 36%와 비교해 여성 유저의 모바일게임 유입이 크게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여성향 게임의 경우 기존 RPG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개발비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전투 중심의 RPG와 달리 일러스트 위주로 게임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또 게임 자체가 드라마적 요소가 강하다보니, IP 확장에도 유리하다. 실제로 스토리게임 일진에게 찍혔을 때는 웹드라마로 제작돼 큰 인기를 끌었다. 시즌1과 시즌2 모두 누적 조회수 1000만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민지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은 “이미 포화된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여성 유저를 포섭하는 것이 내수 시장을 키우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최근 게임사들도 여성 유저들이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등에 돈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깨닫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여성향 게임이 많이 출시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성 유저들 역시 게임 자체를 남성 유저의 영역으로 생각해 왔으나 최근 이를 허무는 게임사들이 등장하면서, 여성 유저들의 모바일게임 유입도 덩달아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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