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진학 위해 진행 불가피···분반 수업 통해 생활방역 가능”
고1·2는 학년·학급별 격주 등교 권장···초중생은 주 1회 이상 등교
교육계·의료계 “개학 아직 일러 무증상 학생 나올 경우 ‘N차 전파’ 가능성도”

19일 교육부에 따르면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내일부터 등교를 시작한다. 교육부는 분반 수업, 시차 급식 등을 통해 생활 방역이 충분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은 고3 등교 개학을 이틀 앞둔 18일 서울 경복고등학교 식당에 칸막이가 설치된 모습 / 사진=연합뉴스

전국의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내일부터 등교를 시작한다. 정부가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1주일 더 연기했지만, 고3 학생들의 진로와 진학을 위해서는 더는 미루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여전히 학교가 감염병 전파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옴에 따라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걱정은 커지고 있다. 학교에서의 철저한 방역준비가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19일 교육부는 고등학교 3학년 개학을 내일(20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사태로 5번 미뤄진 끝에 추진되는 것이다. 앞서 교육부는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등교 개학을 3월 2일에서 같은 달 9일·23일, 4월 6일로 연기한 바 있다. 이달 초부터 코로나19 신규 확산세가 누그러짐에 따라 5월 13일 개학이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우려가 고개를 들자 일주일 또 연기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교육부가 고3 등교를 강행한 이유는 등교가 더 미뤄지면 대학 입시 일정이 꼬일 수 있어서다. 현재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올가을 2차 대유행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3 학생의 경우 올해 수시모집을 위해 학교 생활기록부를 채우고, 1학기 중간고사를 치르려면 최소 5월에는 등교해야 한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앞서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지난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고3 학생들의 지난 11년간의 준비가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적 상황으로 인해 무위로 돌아가도록 할 수는 없다”며 “특히 취업 등 사회 진출을 목전에 두고 실습수업을 통한 자격증 취득 여부가 중요한 특성화고 학생, 각종 대회에서의 실적이 필요한 예술·체육 분야 진로를 꿈구는 학생 등에게 학교의 지원과 선생님의 지도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고3학생들을 시작으로 고2·중3·초1~2·유치원생은 27일, 고1·중2·초3~4학년은 6월 3일, 중1과 초5~6학년은 6월 8일에 순차적으로 등교하게 된다. 교육부는 지역별·학교별 상황에 맞게 학생을 분산시키면 생활 방역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고1·2 학생은 학년별 또는 학급별 격주 등교를 권장하고, 초·중생은 1주일에 한 번 이상 등교수업을 하면 되도록 했다. 유치원은 원격수업과 등원수업을 병행할 수 있다.

다만 일부 교육계,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학교가 감염병 전파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등교 일정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연령이 젊을수록 무증상 감염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어, 등교 수업으로 무증상 학생 감염자가 나오면 부지불식간에 가정 등 지역사회에 ‘N차 전파’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여분의 교실이 갖춰지지 않은 학교에서는 분반이 어렵고, 분반을 하더라도 등·하교나 쉬는 시간에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가 지난 17일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개최한 ‘2020 교육공동체 공감토크’에서 기조 발제에 나선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는 “학교는 수업 시간 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있는 조건이 안 된다”며 “특히 급식을 위해선 수업 시간의 두 배가 넘는 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변기 네다섯 개밖에 없는 화장실은 이용조차 불가능할 것이 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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