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벤츠코리아 점유율 격차 18.2%p→7.1%p
벤츠 ‘배출가스 조작’ 혐의가 BMW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 높아

수입차 시장 점유율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BMW코리아가 수입차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고 있다. 시장 1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의 점유율 격차도 1년 만에 18.2%p에서 7.1%p로 좁혔다. 실질적인 양강 체제로 전환한 것인데, 일각에선 경쟁자 벤츠의 ‘배출가스 조작’ 혐의가 BMW 시장 점유율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BMW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올해 들어 눈에 띄게 상승했다. 2018년 대규모 화재사고 이후 BMW의 점유율은 10% 중후반에 머물렀다. 그러나 올해 2월부터 차례대로 22.7%, 23.6%, 22.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BMW의 정상 궤도 진입은 신차 투입 및 할인폭 확대에 따른 실적 회복으로 풀이된다. BMW는 지난해부터 8시리즈를 시작으로 올해에도 1시리즈, 2시리즈 등 신차를 내놓았다. BMW는 연내 볼륨 모델인 5시리즈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과 쿠페형인 4시리즈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BMW 관계자는 “당초 11월 출시를 계획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정확한 출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점유율을 회복하면서 수입차 업계 판매량 1위 벤츠와의 격차도 좁히고 있다. 양사는 수입차 업계 왕좌를 두고 꾸준히 경쟁해왔다. 그러다 지난 2016년 벤츠가 BMW의 판매량을 넘어섰다. 이후 BMW 차량의 화재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벤츠의 독주가 지속됐다.

다만 벤츠의 독주에 제동이 걸리면서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6일 환경부는 벤츠의 배출가스 불법조작 사실을 발표했다. 환경부는 “2018년 6월 독일 교통부에서 먼저 제기된 이후, 즉시 해당 차종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여 실도로조건 시험 등을 통해 불법 조작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지난 7일 환경부는 벤츠에 77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형사고발 했다.

벤츠는 환경부 발표 직후 입장문을 통해 불복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벤츠 측은 “환경부 조사에 적극 협조해 왔으며 앞으로도 지속 협조해 나갈 방침”이라면서도 “환경부 발표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에 불복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환경부가 문제 삼은 차량들은 2018년 5월에 모두 생산이 중단돼 현재 판매 중인 신차와는 관련이 없다. 그럼에도 브랜드 신뢰도 하락에 따른 수요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우디폭스바겐, BMW 사례를 생각하면 신뢰도 하락은 충성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의성 여부에 대해선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환경부는 벤츠가 고의성을 갖고 배출가스를 조작했다는 것인데, 만일 고의성이 있었다면 생산이 중단된 차량에 대해서 본인들이 스스로 리콜 요청을 할 필요가 있었겠느냐”라고 말했다.

벤츠는 지난 2018년 11월, 일부 차량에 자발적 결함시정(리콜) 계획서를 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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