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사용시 우대 혜택 제공하는 법률 개정안 마련
체크카드 시장 확대 추세
삼성·현대·롯데 등 기업계 카드사, 체크카드 시장 점유율 낮아

은행계·기업계 카드사 체크카드 이용실적
은행계·기업계 카드사 체크카드 이용실적/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정부가 체크카드와 모바일결제 등 저비용 결제수단 이용 장려에 나선다. 체크카드 등을 사용해 거래했을 때 혜택을 주는 마케팅을 허용하면서다. 이에 삼성·현대·롯데카드 등 신용카드 중심의 영업을 전개하고 있는 기업계 카드사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9일 ‘10대 산업분야 규제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전자상거래·물류 분야에서 체크카드 및 모바일결제 등 저비용 결제수단을 이용해 거래할 경우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보다 우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마련한다.

기존 여신전문금융업법에선 신용카드 회원 차별 금지 규정을 두고 신용카드 외 결제수단을 사용했을 때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해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체크카드와 같은 저비용 결제수단을 사용했을 때도 신용카드처럼 혜택을 허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신규 결제서비스를 활성화하고 금융결제서비스 산업의 혁신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정부는 앞서 2007년부터 체크카드 사용 장려 정책을 펼친 바 있다. 체크카드 이용자에게 소득공제 혜택과 신용등급 평가에 가점을 주는가 하면 신용카드에 대해선 소득 공제율을 낮추는 등 정책적으로 체크카드 사용을 장려해 왔다.

정부 정책에 힘입어 체크카드 시장도 지속해서 커지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체크카드 결제액 증가율은 6.2%로 신용카드(5.7%)보다 우세했다. 2018년에도 신용카드의 일평균 이용실적은 5.8% 증가한 반면 체크카드는 7.6%로 신용카드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신용카드사 입장에선 이러한 체크카드 시장 확대 추세가 달갑지 않다. 특히 기업계 카드사들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체크카드는 신용카드보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데다 기업계 카드사는 체크카드 시장에서 은행계 카드사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신한·KB국민·우리·하나 등 은행계 체크카드 발급건수는 총 6374만4000매로 집계됐다. 반면 기업계 체크카드는 205만9000매로 은행계 카드사의 3% 수준에 불과했다.

체크카드 이용금액 역시 은행계 카드사의 경우 23조3504억원을 기록했으나, 기업계 카드사는 5133억1400만원으로 은행계 카드사의 체크카드 이용금액이 7개 카드사 전체 체크카드 이용금액의 97.8%를 차지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업계 카드사는 은행계 카드사에 비해 체크카드 시장점유율이 낮은 편”이라며 “카드사는 대부분 신용카드 부문의 수익 비중이 높기 때문에 정부의 체크카드 장려 정책이 기업계 카드사에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으나 장기적으로 은행계 카드사가 기업계 카드사에 비해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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