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고위직 퇴직에 부이사관만 9명 승진···행정·약무직 등서 경쟁 예상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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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진행한 고위직과 부이사관(3급) 퇴직의 여파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대규모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향후 행정직과 약무직을 중심으로 고위직 승진을 위한 경쟁 구도가 주목된다.    

11일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8일자 승진인사를 마지막으로 서기관 이상 인사를 마무리한 상태다. 이번 승진인사 규모는 예상보다 컸다는 분석이다. 행정직 3명과 식품직 2명, 수의직 1명, 약무직 3명 등 총 9명이 부이사관을 달았다. 서기관 승진자는 일반과 기술을 합쳐 총 11명이었다.  

이같은 대규모 승진이 가능했던 것은 지난해 말부터 고위직과 부이사관들이 순차적으로 퇴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11월 설효찬 전 대구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과 12월 최성락 전 차장에 이어 올 1월 윤형주 전 서울식약청장과 김나경 전 대전식약청장이 퇴직했다.

부이사관들도 대거 식약처를 떠났다. 지난해 말 이임식 전 대구식약청장 전담직무대리에 이어 올해 김명호 전 사이버조사단장, 조대성 전 고객지원담당관, 정진이 전 의료기기정책과장 등이 물러났다. 

이어 새롭게 고위직으로 승진한 식약처 관료는 4명으로 집계된다. 우선 홍헌우 위해사범중앙조사단장이 2월 18일자로 일반직고위공무원에 승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교육훈련파견을 나갔다. 이어 3월 9일자로 식품기준기획관에 강대진 건강기능식품정책과장이 승진 임명됐다.

같은 달 30일에는 마약안전기획관에 김명호 의약품정책과장이,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바이오생약심사부장에 박인숙 평가원 연구기획조정과장이 승진 발령됐다. 홍 국장은 행정직, 강 기획관은 수의직, 김 기획관은 약무직, 박 부장은 연구직 출신이다. 고위직으로 승진한 4명이 식품직을 제외한 채 골고루 안배됐다.

이번 고위직 승진 인사에서 눈길을 끈 것은 당초 유력하게 거론됐던 김유미 부이사관을 제치고 김명호 과장이 마약안전기획관에 발탁된 사실이다. 중앙대 약대 88학번인 김 기획관은 국제협력담당관 전담직무대리와 의약품품질과장, 국무조정실 고용식품의약정책관실 파견, 마약정책과장 등을 거쳤다. 그는 마약정책과장도 역임했고 원만한 성품으로 업무능력도 뛰어난 인물이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부이사관으로 승진한 그가 7개월 만에 고위직 승진이 가능하겠는가에 특히 관심이 집중됐었다. 

김 기획관과 같은 88학번(서울대 약대)인 신준수 바이오의약품정책과장이 지난해 2월 먼저 부이사관으로 승진했지만, 지난해 세종연구소 파견으로 공백이 발생해 승진에서 밀렸다. 역시 부이사관 승진은 빨랐지만 지난해 국립외교원에 파견돼 교육을 받았던 김유미 의료기기정책과장은 향후 국장 승진 인사에서 0순위 후보가 될 전망이다. 

이처럼 승진인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내년 초로 예상되는 정기인사에서 고위직 승진을 놓고 경쟁구도가 예상되는 형국이다. 행정직의 경우 지난해 초 승진했던 오정완 식품안전표시인증과장 외에 이번 승진자인 우영택 대변인과 김현중 운영지원과장, 김현정 식품안전정책과장 등이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약무직에서는 기존 이남희 부이사관과 신준수 과장 외에 이번에 발탁된 이수정 의약품품질과장, 김정미 임상제도과장, 안영진 마약정책과장 등 총 5명 경쟁구도가 전망된다. 식품직에서는 김용재 식품안전관리과장과 안영순 건강기능식품정책과장이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직의 경우 연구사와 연구관 2개 직급이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대개 매년 가을 진행하던 연구관 승진심사가 올해는 이미 마무리된 상태다.  

복수의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해 말과 올 초 물러나거나 외부로 파견나간 인력이 많아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됐다”며 “당초 예상됐던 인물들은 이번에 대부분 부이사관에 승진해 이들 간 경쟁 결과에 따라 차기 고위직 승진자가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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