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한반도 긴장 국면, 한중은 물론 北도 이롭지 않다”
시 주석 “한중관계 높은 수준 오르도록 견인 역할 발휘할 것”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을 갖고 북미 비핵화 협상 등 한반도 정세와 양국 관계 증진 방안 등 주요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23일 한중 정상은 오전 11시30분부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을 가졌다. 양 정상의 회담은 문 대통령 취임 후 이번이 6번째이고,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참석 계기 회담에 이어 6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중국이 그동안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준 점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북미 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최근 상황은 우리 양국은 물론 북한에도 결코 이롭지 않다”고 말했다. 또 “모처럼 얻은 기회가 결실로 이어지도록 더욱 긴밀히 협력해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북미가 연일 대결 구도를 이어가는 상황과 북한이 자체 설정한 연말 시한인 가운데,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해 중국이 적극적 역할을 해달라는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관측된다.
한중 관계에 대해 문 대통령은 “올해 한중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많은 성과와 변화들이 었었다”면서 “한중 간 교류가 활기를 되찾아 양국 교역이 2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800만명 넘는 국민들이 이웃처럼 양국을 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잠시 서로 섭섭할 수는 있지만 양국 관계는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면서 “중국의 꿈(中國夢)이 한국에 기회가 되듯 한국의 꿈 역시 중국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한중 관계 회복을 기대했다.
시 주석의 내년 조기 방한도 요청했다. 그는 “주석님과 내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한국의 신남방·신북방정책 간의 연계 협력을 모색하기로 합의한 이후 최근 구체적 협력방안을 담은 공동보고서가 채택됐다”면서 “이를 토대로 제3국에 공동진출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협력 사업들이 조속히 실행되길 기대한다. 내년 가까운 시일 내에 주석님을 서울에서 다시 뵙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맹자는 ‘천시는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고 했다”며 “한중은 공동 변영할 수 있는 천시와 지리를 갖췄으니 인화만 더해진다면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고 한중 관계 회복을 또 한 번 언급했다.
시진핑 주석은 “중한 양국은 아시아에서 나아가서 세계에서 무게감과 영향력이 있는 나라”라며 “우리는 양자관계가 보다 더 좋은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실현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촉진하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체제를 수호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넓은 공감대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줄곧 긴밀하게 협력해온 친구이자 파트너”라면서 “현재 세계 100년 동안 없었던 큰 변곡에 대해 우리는 중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심화시키고 발전시키며 양국의 공동된 이익을 수호하고 넓혀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나는 대통령님과 양자관계가 새롭고 더 높은 수준에 오를 수 있도록 견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비공개 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교착 상태인 북미 비핵화 협상과 북한을 다시 대화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자체 설정한 연말 시한과 관련해 시 주석이 북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과 북미 대화와 관련해 어떤 목소리를 냈을지 주목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에 이어 오찬을 가진 뒤 바로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리는 쓰촨성 청두로 이동해 리커창 총리와 회담 및 만찬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