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판호 문제 해결 기대감 고조
일각에선 판호 문제 장기화 될 것이란 관측도

시진핑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청와대가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내년 방한이 ‘확정적’이라고 밝혔다 게임업계는 시 주석 방한을 계기로 오랜 기간 빗장이 걸린 중국 판호 문제가 해결될지 관심을 집중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 25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의 방한은 내년 상반기가 확정적”이라며 구체적 방한 시기는 양국이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 2인자인 리커창 총리의 내년 방한도 유력하다. 내년 한국에서 개최되는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이 상반기에 방한하고 이후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에 리 총리가 방문하면 중국 서열 1, 2위가 연달아 한국을 방문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지난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논란 이후 얼어붙은 양국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게임업계가 기대하는 것은 중국 판호 문제 해결이다. 판호란 중국이 자국에 출시되는 게임에 발급하는 일종의 서비스 인허가권이다. 게임 내 재화를 팔기 위해선 반드시 발급받아야 한다. 중국 정부는 사드배치 논란 이후, 지난 2017년 3월부터 국내 게임에 판호를 내주지 않고 있다.

최근까지 정부는 사실상 판호 문제에 대해 손을 놓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 4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새롭게 취임한 이후, 문체부를 중심으로 판호 문제 해결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에 관련 문제를 제소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게임업계는 이번 시 주석과 리 총리 방한에 큰 기대를 건다. 특히 최근 국내 인기 아이돌 가수의 팬사인회가 중국 현지에서 잇달아 개최되는 등 문화 교류와 관련해 활로가 어느정도 열리고 있는 상태다. 

한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확실히 예전보다는 한중 관계가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에서도 판호 발급 재개를 어느정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른 문화 콘텐츠에 비해 산업 규모가 큰 게임에 대해선 판호 불허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도 여전히 나온다. 특히 외교통상부가 관련 문제에 대해 여전히 손을 놓고 있는 상황속에서 문체부의 요청만으로는 판호 문제 해결이 힘들 것이란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중FTA 등에서도 정부가 중국 판호 문제를 의제로 올리려고 했으나, 중국 정부가 해당 문제에 대해선 언급 자체를 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은 과거 2000년대 초반 한국 게임에 자국 시장이 점령당했던 것을 굉장히 수치스러워 했다. 사드 배치 문제는 명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중국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국산 게임에 대한 외자 판호 제한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자국 게임에 부과하는 내자 판호마저 중단시켰던 중국이 외자 판호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중국산 게임이 국내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한 이유 중 하나가 중국이 내자 판호 발급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현재는 내자판호를 발급하고 있지만, 여전히 판호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 중국 게임사들도 많다. 한국 게임의 차례가 오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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