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사업 보류 선언 이후 잇단 토론회로 전문가·시민 의견 청취
박 시장 사업 의지 강해···GTX-A 경유 놓고 서울시·시민단체 간 의견차

박원순 서울시장이 15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2차 시민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2차 시민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서울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다시 추진하기 위한 물밑 움직임이 활발하다. 서울시는 지난 9월 이해당사자들의 강한 반발로 사업 보류를 선언한 이후 전문가와 시민들을 대상으로한 토론회를 잇따라 열며 추진 동력을 다시 모으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이기도 한 광화문광장 프로젝트가 제 궤도에 오를지 주목된다.

16일 서울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당초 총 예산 1040억원을 투입, 기존 광화문 광장 인근 왕복 10차로를 6차로로 줄이면서 광장 면적을 4배가량 넓히는 사업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소통 부재와 젠트리피케이션 등을 지적하는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일면서, 지난 9월 서울시는 사업 보류 결정을 내렸다. 이로 인해 이 사업을 주도하던 박원순 시장도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

박 시장은 이후 3차례 전문가 토론회, 2차례 시민 대토론회를 여는 등 소통을 강화하며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한 밑그림을 다시 그리고 있다. 지난 15일 열린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2차 시민 대토론회에서 박 시장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이번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박 시장의 역점 사업이다 보니 후임 시장이 들어서면 계획이 좌초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다. 하지만 박 시장은 “시장이 바뀌어도 누구도 이 사업에 이견을 달지 못하고 바꾸지 못하도록, 적어도 100년, 1000년 가는 그런 광화문광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또 “그동안 광화문광장을 광장으로만 생각했는데 시민들 의견을 들으면서 공원적 요소에 대한 요구가 참 크다는 것을 알았다”며 새로 조성되는 광장에 공원적 요소를 많이 감안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당초 10차로에서 6차로로 줄어들도록 계획된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의 추가 축소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울시, 광화문광장 GTX-A역 적극 추진···시민단체는 부정적 

서울시와 시민단체는 새로 조성되는 광화문광장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진입하는 것과 관련,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서울시는 광장 이용객의 접근성을 높이려면 GTX-A 광화문역 신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진동 서울시 교통운영과장은 “광화문광장 조성시 교통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 광화문광장 접근 수단을 다양화하는 게 좋지 않겠나”라며 “광화문광장이 서울시민 만을 위한 게 아닌 만큼, 여러 곳에서도 오실 수 있게 편하게 하는 게 좋을 것이란 생각에 접근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 비용은 4000억 보다 덜 들게 논의하고 있다”며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은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GTX 사업은 광화문광장 재조성의 대원칙인 보행중심과는 맞지 않는다는 주장을 폈다.

김 위원장은 “보행중심은 장거리 이동을 최소화 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며 “장거리 이동을 더 원활하게 만드는 GTX-A 사업은 근본적으로 보행중심의 도시를 만든다는 것과 가치나 철학에 있어 다른 얘기”라며 “오히려 GTX로 인해 유발되는 혼잡비용이나 불필요한 이동을 하게 만드는 비용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민자사업으로 추진되다 보니 GTX 요금은 비싸게 책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정말 절실한 사람들은 비싼 요금을 내고 GTX를 이용하고 위에 텅 빈 거리는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 원활하게 이용하는 도시 공간이 원치 않아도 만들어진다”고 언급, 보행중심의 공간과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지금 필요한건 새로운 광화문광장을 만들기 위한 핵심 가치가 무엇이고, 방향성이 무엇인지 제시해야 한다”며 “광화문 그린 뉴딜(도심부 혼잡통행료 도입, 광화문광장 일대 점진적 차량 통제 확대, 대중교통 요금 보조 확대, 도심부 가로 주차 금지 등을 담은 내용)을 위한 시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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