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연임···하이닉스·도시바 인수전 활약 인재들 요직 올라
진교원 SK하이닉스 신임 사장, SK텔레콤 SC사업기획본부 총괄로 계열사 협업 기반 다져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SK그룹이 내년도 임원 승진을 통해 과거 하이닉스 사업 인수합병(M&A) 당시 활약한 주역들이 계열사 요직에 앉았다. SK그룹이 지난 2012년 SK하이닉스를 인수한 후 7년이 지났지만 당시의 주역들은 SK그룹 내 핵심 인재로 자리매김했다.

하이닉스 인수에서 큰 역할을 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명실상부한 SK그룹 ICT 분야 1인자로 부상한 뒤 자리를 굳혔다. 하이닉스 인수 후 SK텔레콤에서 통합 작업을 했던 진교원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새롭게 신설하는 제조개발총괄 수장으로 사장 승진했다. 진 사장은 지난 2012년 하이닉스반도체의 SK텔레콤 인수 직후 그룹 내 신성장 동력을 책임진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SK 계열사중 손꼽히는 글로벌 회사다. 그룹 대표적인 ICT 계열사인 SK텔레콤이 내수 중심의 통신회사라는 한계를 극복하게 해준 회사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불황으로 사업 부침을 겪었지만 여전히 그룹 내 캐시카우로 입지도 단단하다.

◇메모리 전문가 진교원 부사장, SK하이닉스 신임 사장으로

진교원 사장이 맡게 된 SK하이닉스 개발제조총괄은 신설 조직이다. 그동안 나눠져 있던 D램 및 낸드 개발, 양산, 후공정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부서다. 기술통합력을 높이기 위해 신설됐으며 D램부터 낸드, 개발부터 후공정까지 담당하는 핵심 조직이다.

개발제조총괄을 이끌게 된 진 사장은 하이닉스반도체 시절부터 SK텔레콤의 인수 이후까지 SK하이닉스와 역사를 함께 했다. LG반도체로 입사해 하이닉스에 오랜 기간 근무했다. 그는 지난 2012년 SK텔레콤이 하이닉스를 인수한 직후에는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겨 사업개발부문 산하 SC(반도체)사업기획본부의 총괄 본부장을 2년간 겸임하기도 했다. 당시 SK텔레콤에서 반도체 업무를 담당하며 SK그룹에 성장 동력을 더했다.

진 사장이 거쳐간 SK텔레콤 사업개발부문은 비(非)통신 분야 사업을 담당했던 조직이다. 당시 부문장을 맡았던 박정호 현 SK텔레콤 사장을 필두로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을 이끈 부서로 평가받는다.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인수 직후, 첫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개발부문 산하 조직인 SC(반도체)사업기획본부를 신설했다. 통신사업과 반도체 사업 간 시너지를 모색하기 위한 전담조직으로, 사실상 양사의 협업을 극대화하기 위한 컨트롤타워로 평가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 인수 이후 신사업 연착륙을 도모하기 위해 신설한 조직”이라며 “양사의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업무를 전담했다”고 설명했다.

◇진 사장, 박정호 사장 이어 SK텔레콤 사업개발부문장 역임

2012년 SK텔레콤 사업개발부문장은 박정호 사장이 조직을 이끌었지만, SC사업기획본부 총괄 본부장 자리는 진교원 사장이 이어받았다.

진 사장은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약 2년간 SK하이닉스 전무직과 SC사업기획본부 총괄 본부장직을 겸임했다. 그는 하이닉스반도체 시절 플래시개발사업부 제품담당 전무를 맡았다.

회사 내 손꼽히는 기술 전문가로 평가받는 만큼, 통신사업과 반도체 사업의 시너지를 높이는 중책을 수행했다. 당시 내수 산업만 영위하던 SK텔레콤에 반도체 사업 노하우를 전달하고 양사의 협업 지점을 모색한 것으로 추정된다. 훗날 SK그룹이 반도체라는 초대형 캐시카우를 거머쥐기 위한 포석을 더했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의 인수는 SK하이닉스에게도 모바일용 메모리 개발에 속도를 더하는 계기가 됐다. SK하이닉스는 2012년 조직개편을 통해 연구개발총괄 부서 산하에 배치된 모바일사업부 규모를 그룹장 단위로 격상했으며, 같은 해 연간 투자액의 과반 이상을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낸드플래시에 투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SK 품에 반도체 안긴 박정호 사장, 4년 연임

SK그룹의 역사를 바꾼 하이닉스 인수전은 최태원 회장의 결단과 함께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주도했다.

박 사장은 그룹 내 인수합병 전문가로 손 꼽힌다. 지난 2017년 박 사장은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을 앞세운 일본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으며 박 사장은 올해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박 사장은 내년 사장직을 연임한다. 4년째 SK텔레콤을 이끌게 됐다. 박 사장은 그간 SK텔레콤의 비통신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종합 ICT 업체로 체질전환에 속도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연임을 통해서 수펙스추구협의회 ICT 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박 사장의 그룹 내 입지도 재확인됐다는 평가다.

박 사장과 인연이 깊은 전략통 인사들도 내년 그룹 내 ICT 계열사의 요직에 오르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인사를 통해 박 사장과 함께 하이닉스,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을 추진한 노종원 SK텔레콤 전무를 SK하이닉스 미래전략 실장으로 선임한 바 있다.

이번 인사를 통해선 박성하 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 부사장이 내년 SK주식회사 C&C 대표이사 사장직에 취임한다. 박 부사장 역시 SK하이닉스 인수 당시 사업개발부문 소속으로 인수 실무 작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엔 그룹 내 자금조달 차원에서 도시바 인수 실무작업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지난 2013~2016년 SK㈜ 포트폴리오 관리 부문장 전무를 맡아 그룹 내 ICT 사업 전략을 관장해왔으며, 2017년 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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