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부 장관, 이번 주까지 ICAO 총회에서 지지교섭 집중할 듯
한국, 콩고·케냐 등과 함께 가장 낮은 단계 이사국 지위인 파트3에 머물러 있어
일본-중국 넘어서야 파트2 진입 가능할 것으로 보여···이사국 지위, 국익과도 연관

김현미 국토부 장관 / 사진=연합뉴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김현미 국토부 장관. / 사진=연합뉴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오는 24일부터 내달 4일까지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이사국 투표가 진행된다. 한국은 6회 연속 이사국에 선임됐으나, 가장 낮은 단계의 지위인 파트3에 머물러 있어 이번 이사국 투표에선 이사국 연임뿐 아니라 지위 상승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민관대표단은 이 날 오전 ICAO 총회가 개최되는 캐나다 몬트리올로 향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번 주까지 몬트리올에 머무르며 지지교섭 활동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ICAO는 3년마다 개최되는 총회를 통해 36개 이사국을 뽑는다. 한국은 2001년부터 현재까지 6회 연속 선임돼 항공운송의 국제표준 및 주요 항공정책 등을 수립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다만 한국은 이사국 내 지위에서 가장 낮은 단계에 머물러 있다. ICAO는 이사국을 3개 단계(파트1~파트3)로 구분하고 있다.

ICAO 홈페이지에 안내된 내용에 따르면, 파트1은 ‘항공운송에서 가장 주요한 국가’이다. 호주, 중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영국, 미국 등이 이에 포함된다. 파트2(큰 기여를 하고 있는 국가)엔 아르헨티나, 인도, 싱가포르, 스웨덴 등이 포진해 있다. 현재 한국은 콩고, 케냐, 말레이시아, 탄자니아, 우루과이 등과 함께 파트3(지역 대표격)에 자리 잡고 있다.

ICAO는 단순한 국제항공기구를 넘어 각종 항공 관련 분쟁에도 관여하는 핵심 국제기구다. 제주 남단 항공회랑 이슈가 제기돼 있는 만큼, ICAO 내에서 높은 등급의 지위를 확보하는 것은 국익과도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지난 10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일본 정부에 대해 “‘제주 남단 항공회랑’ 정상화를 위해 전향적인 자세로 즉각 대화에 참여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ICAO는 파트1~파트3로 이사국의 지위를 구분하고 있다. /이미지=ICAO 홈페이지 갈무리
ICAO는 파트1~파트3로 이사국의 지위를 구분하고 있다. / 이미지=ICAO 홈페이지 갈무리

우리 정부는 이번 총회에서 이사국 연임뿐 아니라 파트2로의 지위 격상 등을 노리며 막바지 지지교섭 활동에 나선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알리우 ICAO 이사회 의장 및 팡 리우 ICAO 사무총장 등 ICAO 주요 인사와 만나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연임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파트2 진입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파트2로 진입하기 위해선 기존 파트2 국가 중 한 곳이 파트3로 내려와야 한다. 하지만 기존 국가들이 쉽게 자리를 내줄 리가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지리적·위치적 특징 때문이다. 동아시아엔 중국·일본 등 항공운송 분야에서 뚜렷하게 경쟁력을 보이는 국가들이 위치해 있어 더 높은 이사국 지위를 확보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은 항공산업 위상에 비해 너무 낮은 곳(파트3)에 위치해 있다”면서 “동아시아의 경우 주변에 일본·중국·러시아를 비롯한 항공 강대국들이 포진해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트2 진입을 위해선) 일본·중국 등을 넘어서야 하는데 쉽지만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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