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듀얼스크린 5G폰 출시·베트남 공장 이전 효과 가시화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2015년 이후 역대 2분기 중 최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플래그십 모델에 대한 마케팅 비용과 공장 이전 비용이 반영되면서다. 증권업계서 예상한 2000억원대 손실 규모도 훌쩍 넘어섰다. 모처럼의 5G 스마트폰에 대한 호재를 못 누린 모양새가 됐다. 

다만 회사 측은 이 같은 2분기 실적은 올 하반기 반등을 위해 불가피한 저점 국면으로 보고 있다. LG저자는 올 3분기 5G 듀얼스크린 신제품으로 매출을 키우고 베트남 공장의 안정화에 속도를 내면서 수익성을 보전할 방침이다.  

◇판 만큼 못 건진 V50

30일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가 올 2분기 매출액 1조 6133억 원, 영업손실 313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액은 소폭 늘었지만 영업손실액 53.8% 증가했다. 모처럼의 스마트폰 호재에도 적자 폭은 더 늘어난 모양새가 됐다.

매출은 'LG V50 씽큐'가 견인했다. 지난 5월 출시된 V50는 이동통신사의 5G 가입자 유치 경쟁에 힘입어 빠른 초기 판매량을 기록했다. 업계선 V50의 국내 판매량을 이달까지 약 30만대 이상 규모로 추정한다. V50은 출시된 지 40여일 만에 26만대 판매되면서 역대 LG 스마트폰 중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G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초기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2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서동명 LG전자 MC사업본부 기획관리 담당은 “한국시장에서 V50은 전체 5G 스마트폰 130만대 중 20% 수준 점유율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흥행은 LG전자의 공격적 마케팅에 기인한다. LG전자는 당초 유상으로 제공하려던 듀얼스크린을 마케팅 전략 조율 과정에서 한 달 간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최근 무상 제공 기간을 한 달 더 연장했다. 당초 계획보다 많은 듀얼스크린 물량이 요구되면서 일부 구매자들을 중심으로 두 달 가까이 배송지연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은 비용으로 고스란히 돌아온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회사 측은 올 상반기 V50을 포함해 'LG G8 씽큐' 등 신형 플래그십 스마트폰 2종을 출시하면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그간 상반기와 하반기에 나눠 출시하던 플래그십 모델을 상반기에 한꺼번에 출시하면서 마케팅 비용이 대폭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서 담당은 "V50이 한국에선 기대 이상 성과를 달성했으나 전체적으로 4G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미국에선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부진했고 중남미 등 지역에선 보급형 모델 경쟁이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공장 9월 이전 완료 ···연간 최대 1000억원 원가절감"

LG전자 MC 사업본부는 17분기째 적자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회사 측은 올 3분기 이후부터 손실 폭을 줄여갈 방침이다. 특히 올 2분기 영업손실액엔 평택공장의 베트남 통합 이전 비용이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되면서 적자 폭이 커졌다. 이 같은 일회성 비용이 빠짐과 동시에 3분기부터 원가 절감 효과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 회사는 생산거점 재편에 속도를 내면서 원가 절감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당초 업계 예상과 달리 올 연말이 아닌 오는 9월까지 베트남 이전을 완료하고 안정화를 거쳐 대량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실적 개선 시점도 앞당기겠다는 목표다. 특히 현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기치 못한 비용을 조기 해결을 위해 미리 인력을 파견해 양산 안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 담당은 "9월부터는 인건비 감소 등으로 2020년부터 연간 500억~1000억원의 원가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3~4월부터 대규모 인원을 현지에 파견해 6월부터 일부 생산을 시작했는데 점점 안정화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7월부터 인건비 절감 효과가 바로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과 한국의 인건비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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