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일자리 30만개 창출하는 바이오헬스 혁신전략···일부 신중론도
  • 차여경 기자(chacha@sisajournal-e.com)
  • 승인 2019.05.2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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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정부 R&D 4조원으로 확대·인허가 규제개선’ 나서
바이오 업계, "정부 육성의지 보여 혁신전략 환영···인보사 사태 대비해 단계적 인허가 개선 필요"
22일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 주요 내용. / 표=이다인 디자이너
22일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 주요 내용. / 표=이다인 디자이너

정부가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위해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100만명 규모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연구개발(R&D) 비용도 2025년까지 4조원으로 늘린다. 무엇보다 바이오 규제기관을 강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바이오 업계는 혁신전략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인보사 사태 등으로 바이오의약품 규제개선에 있어서는 단계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22일 정부는 충북 오송에서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바이오헬스 산업을 비메모리 반도체, 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중점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청와대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바이오헬스 분야 육성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유럽연합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로 등재했다. 유럽연합에 의약품 수출할 때 제조, 품질 서면 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가 됐다”며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우리 정부가 바이오헬스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것은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바이오헬스 혁신전략에 따르면 정부는 기술개발, 인허가, 생산, 시장출시 4단계에 걸쳐 혁신생태계를 조성한다.

먼저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한다. 희망자를 대상으로 유전체 정보, 의료이용·건강상태 정보를 수집하고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 등에 안전하게 보관해 환자 맞춤형 신약·신의료기술 연구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2만명을 대상으로 1단계 사업을 시작한다. 목표는 2029년까지 100만명 규모 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이다.

데이터 중심병원을 지정해 병원별로 축적된 임사진료 데이터를 질환이나 신약 연구에 활용한다. 인공지능 신약개발 사업도 올해부터 시작한다. 연구기반을 갖춘 병원 내 미래의료 연구기관을 설치해 바이오헬스 연구를 지원한다.

혁신 신약과 의료기기 개발을 위한 정부 R&D 투자도 확대된다. 정부는 연간 2조6000억원 수준인 R&D투자를 2025년까지 4조원 이상으로 확대 추진한다. 바이오헬스 분야에 대한 금융 및 세제 지원도 강화한다. 블록버스터(연 매출 1조원 이상) 국산 신약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2022년까지 총 15조원 규모로 조성 중인 스케일업 펀드를 활용할 계획이다.

바이오 업계가 요구했던 인허가 규제도 개선된다. 정부는 의약품과 의료기기 인허가 기간을 단축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심사 전문성을 강화하고 기존 허가인력을 350명에서 700명까지 확충할 예정이다. 특히 세포나 유전자를 활용하는 재생의료 및 바이오의약품에 맞는 관리체계를 선진화한다.

마지막으로 선도기업과 창업·벤처기업 오픈이노베이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AI 신약개발, 바이오의약품 생산 등 산업현장 수요에 맞는 제약·바이오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시장진입과 해외진출을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의 의료현장 사용을 촉진한다. 체외진단기기 및 병원시스템, 줄기세프 플랜트 수출도 지원한다.

정부는 이번 발표 이후 각 부처별로 법령 개정과 제도개선 과제를 나눠 진행한다.

한편 바이오 업계는 대체적으로 바이오헬스 혁신전략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인허가 단계 전문성이 강화된 부분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그간 바이오 업계에서는 규제기관의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불만을 토로해왔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 1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규제기관 전문인력의 확충이 시급하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반면 인보사 사태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허가 규제를 완화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코오롱그룹이 내놓은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는 허가 당시 제출한 세포와 다른 세포가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생겼다. 코오롱 측은 곧바로 인보사의 판매와 유통을 중단했다. 식약처는 코오롱그룹 자회사인 미국 코오롱티슈진 현지 조사 중이다.

한 바이오 신약 업체 관계자는 “바이오 산업은 발전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전문인력이 부족한 분야다. 글로벌 바이오 산업에 발맞춰 제품을 내더라도 규제가 촘촘하고 인력이 부족해 기간이 오래 걸려 (사업자 입장에서는) 힘들기도 했다”며 “이번 규제개선 혁신전략은 정부가 바이오 산업 육성의지를 보여준 정책인 것 같아 환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최근 인보사 이슈 때문에 유전체 연구 등 바이오 산업 전체가 타격을 받고 있다”며 “인보사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인허가 기간을 황급히 단축하는 것보다 우선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단계적으로 인허가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인허가 단축이 바이오 업계 발목을 잡아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이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에 대한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이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에 대한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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