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북한 발사체 발사, 북미 비핵화 협상 ‘속도·주제’ 바꾸나 주목
  • 이준영 기자(lovehope@sisajournal-e.com)
  • 승인 2019.05.0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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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문가들 “북, 비핵화 협상 속도 높이고 안전 보장 논의 촉구 의도”···9일 비건 방한 시 한미, 대북 유화적 논의 여부 주목
북미 대치 가능성은 높지 않아
북한 조선중앙TV가 5일 전날 동해 해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화력타격 훈련 사진을 방영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훈련을 지켜보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5일 전날 동해 해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화력타격 훈련 사진을 방영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훈련을 지켜보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발사체 발사가 북미 비핵화 협상의 속도와 주제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발사체 발사가 미국에게 비핵화 협상 속도를 높이고 안전 보장을 포함한 새로운 주제에 대한 논의를 촉구하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오는 9일 한국을 찾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한국 정부가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어떤 방안을 논의할지 관심 사안이다.

북한은 지난 4일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단거리 발사체 여러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발사체가 미사일이라고 특정 짓지 않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북한이 발사체를 발사했지만 중장거리 미사일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니라며 미국을 위협하는 수준이 아니라고 밝혔다. 비핵화를 위한 북미 협상 의지도 여전하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그 전날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해 “김정은은 내가 그와 함께한다는 것을 알고 나와의 약속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합의는 이뤄질 것”이라고 북미 협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발사체 발사 의도가 북미 비핵화 협상 속도를 높이고 새로운 주제를 논의하자는 촉구로 7일 해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군사적 안전 보장 요구를 강조하기 위한 부분이 있다. 북한은 기존의 종전선언과 제재완화 요구를 미국이 들어주지 않으니 안전보장으로 요구 프레임을 바꿨다. 최근 북러 정상회담에서 이러한 안전 보장 요구 메시지를 보냈다”며 “북한은 제재 해제가 본질적 목적이지만 이를 미국이 들어주지 않으므로 미국을 압박하는 수단에서 안전보장을 들고 나왔다. 이에 미국은 답을 하지 않고 제재 유지 등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자신이 바꾼 프레임에 대해 미국과 국제사회에 인식 시키려는 의도다”고 말했다.

홍 실장은 “또 북한은 북미 협상이 재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조급함이 있다. 북한은 자신의 요구에 미국이 빨리 답을 하길 원하는데 미국이 답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북한은 저강도지만 발사체 발사로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외교 성과로 얘기했던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 중단이 다시 재개될 수 있다는 압박을 준 것이다. 이러한 압박을 통해 북한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미국이 대화에 빨리 임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북한의 발사체 발사가 비핵화 협상의 새로운 셈법을 미국에 요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새로운 셈법은 군사적 안전보장 요구가 포함된 포괄적 협상으로의 변화를 말한다.

고 교수는 “북미 협상이 하노이 회담 후 장기간 교착 국면에서 북한은 발사체 발사로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있다. 미국이 최대 압박이라는 제재 중심 전략으로 지켜보는 상황에 맞서 저강도 무력시위를 통해 충격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고 교수는 “북한은 하노이 회담 때 미국이 당장 군사적 문제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선 경제 제재의 일부 해제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게 안 되니깐 북한은 새로운 셈법으로 안전 보장 등 군사적 위협 해소까지 포함하는 포괄 협상을 논의하자는 것”이라며 “미국에게 자신들의 새로운 셈법에 적합하면서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협상안을 가져오라는 것이다. 지금 미국이 요구하는 일방적 빅딜안은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9일 비건 대표 방한에서 한미는 북한이 요구하는 새로운 셈법에 대한 대응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오는 9∼10일 방한해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 본부장과 한미워킹그룹 회의를 한다.

비건 방한 계기 한미, 대북 유화적 메시지 주목

비건 대표 방한에 따른 한미 외교 당국자 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유화적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받는다.

홍민 실장은 “미국은 북한의 발사체에 대해 확대 해석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미 대화를 재개하자는 입장이고 북한 발사를 확대해석 하지 않으려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내세운 최대 성과를 날리고 싶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북한에 유화적 메시지를 적극 보낼 필요성이 있다. 비건 대표가 방한하면 북한을 끌어들이는 유화적 부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홍 실장은 “북한이 발사체 발사 이후 미국의 대화 재개 입장을 확인했으므로 위기 조성보다는 확인된 미국 입장에 맞춰 대화 재개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며 “또 지금 시점에서 한국 정부도 적극 개입할 명분이 생겼다. 북한을 남북 관계로 유인하는 틀을 만드는 것에 대해 미국에 강력히 요구해야한다. 적극적인 인도적 지원,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허용, 금강산 재개 협의회 가동 등 한국 정부는 독자적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발사체를 발사했지만 비핵화 협상 판을 깰 수는 없다. 트럼프도 재선 문제가 있다”며 “비핵화 협상 판을 깨면 활용할 카드를 버리는 것이고 그 동안의 성과도 무산된다. 한미는 비건 대표 방한에서 북한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미국이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도 기존의 비핵화 전략을 유지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상황을 보면서 제재를 유지하는 미국의 기존 입장이 별로 바뀌진 않을 것이다. 비건 대표 방한에서도 한미는 제재 이행, 인도적 지원, 대북 억지력 등을 논의할 것”이라며 “다만 미국은 북한 관리를 위해 물밑 접촉 필요성은 인지할 수 있다. 그러나 북미가 서로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기에 당분간 대치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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