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대 시중은행 저축성예금···전년 대비 11.3% 증가
입출금식예금은 3.9% 증가에 그쳐
적금 금리 상승·경기 불확실성에 안전자산으로 자금 몰린 탓

서울 여의도의 한 시중은행 창구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의 한 시중은행 창구 모습. / 사진=연합뉴스

은행권 정기예금의 매력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은행권의 저축성예금 잔액이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적금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경기 불확실성도 커지자 투자나 소비보다 저축을 선호하는 고객이 늘어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에는 최근 6% 우대금리 적금상품이 출시돼 고객 관심을 끌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 KB국민, 하나, 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저축성예금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저축성예금 잔액은 497조1700억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조6080억원(11.3%) 증가했다. 반면 언제든지 찾아쓸 수 있는 수시 입출금식 예금인 요구불예금(268조9500억원)은 같은 기간 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은행권의 저축성예금이 늘어난 이유는 저축성예금 금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말 예금은행의 저축성예금 평균 금리는 1.56%에 불과했다. 이후 2017년 말 1.81%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2018년 말 들어 2.05%를 기록하며 2%대를 넘어섰다. 지난 1월에는 전달 대비 0.05%포인트 감소하며 2%를 기록했다. 

금융권에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올리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국내 은행의 저축성 예금 금리도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금리 인상으로 요구불예금 자금이 저축성예금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한다.  

은행별로 국민은행의 저축성예금 잔액이 지난해 말 140조6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3% 증가했다.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요구불 예금은 112조8000억원으로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저축성예금은 121조25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7% 늘었다. 하나은행의 정기예금은 119조921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1%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저축성예금은 115조3990억원이다. 1년 전보다 7% 증가했다. 

4대 은행 외에도 은행권 전체의 저축성예금은 최근 빠르게 증가하는 중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저축성예금 잔액은 1175조1612억원으로 1년 전보다 6.5% 늘었다. 저축성예금 증가율은 2015∼2017년 4∼5%대에 머물렀다가 지난해에는 6%대로 뛰었다. 반면 요구불예금 잔액은 194조5446억원으로 1년 전보다 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은행권에는 우대금리가 6%대인 적금 상품이 나왔다. 우리은행의 ‘우리여행적금’의 최대 우대금리가 6%다. 이 외에 IBK기업은행의 ‘IBK썸통장’의 우대금리가 4%, 하나은행의 ‘도전365적금’ 우대금리가 3.75%, 국민은행의 ‘케이비영유스(KB Young Youth)’ 적금 우대금리가 3.15% 등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의 수신금리가 상승한 데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적금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들이 건전성을 선제적으로 높이기 위해 특판 상품을 출시하며 고객 확보에 나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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