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수익 늘었지만 비이자수익 감소
“비이자수익 창출하려면 규제 완화 필요”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국내 주요은행 ATM./사진=연합뉴스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국내 주요은행 ATM./사진=연합뉴스

전체 국내은행 이자이익이 처음으로 40조원을 돌파했으나 정작 수익성은 외국 주요 은행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구조가 취약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 은행의 2018년 잠정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19개 국내은행 이자이익은 40조3000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40조원대를 돌파했다.

대출채권 등 운용자산이 6% 증가한 가운데 순이자마진(NIM)도 지난해 대비 0.03% 증가한 1.66%를 기록하며 이자이익 증대에 영향을 미쳤다.

예대금리 차이도 2.03%에서 2.06%로 0.03%포인트 확대돼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을 끌어올렸다.

이자이익 증가에 힘입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 역시 증가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3조8000억원으로 2017년(11조2000억원) 대비 23.4%(2조6000억원) 늘었다. 이번 당기순이익은 2011년 14조5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최대치다.

이자이익 및 당기순이익이 늘었으나 정작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국내 은행이 외국 주요 은행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국내은행 ROA는 0.56%, ROE는 7.10%로 전년 대비 각각 0.08%포인트, 1.07%포인트 증가했다.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외 은행 평균과는 차이가 컸다. 

금융연구원이 지난해 9월 발간한 ‘국내 은행의 수익성은 적정한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북미와 유럽, 아시아, 남미 등 해외 평균 ROA와 ROE는 각각 0.76%와 10.29%에 달했다. 같은 기간 국민·신한·KEB하나·우리·기업·산업 등 국내 주요 6개 은행의 평균 ROA와 ROE는 각각 0.41%와 5.75%에 불과했다.

이자이익이 증가한 반면 비이자이익은 감소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국내은행 비이자이익은 5조5000억원으로 지난해(7조3000억원) 대비 24.3% 감소했다. 은행권의 당기순이익 증가가 결국 이자이익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의미다. 국내은행 수익의 상당 부분이 이자이익에 치우쳐 있고 수익성 지표도 저조해 수익구조 취약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자이익에 치우친 방식으로 수익을 추구하면 금융 소비자들 입장에선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부실채권 우려도 있어 은행 역시 장기적으로 좋지 않은 구조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비이자수익 창출을 고민해야 하는데 비이자수익을 낼 수 있는 많은 부분이 규제로 묶여 있는 상황이다”라며 “정부와 금융감독당국이 규제 부분에 전향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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