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 사용 관련 불공정 거래 혐의
리스회계 변경 적용으로 올해 부채비율 상승 불가피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장거리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운영과 관련해 현장조사를 벌였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올해부터 항공기 리스 관련 회계가 변경된 가운데 마일리지 소멸 역시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부채비율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장거리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운영과 관련해 현장조사를 벌였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올해부터 항공기 리스 관련 회계가 변경된 가운데 마일리지 소멸 역시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부채비율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장거리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운영과 관련해 현장조사를 벌였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올해부터 항공기 리스 관련 회계가 변경된 가운데 마일리지 소멸 역시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부채비율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최근 서울 강서구에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본사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항공 마일리지 운영과 관련한 회계 자료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부터 항공 마일리지가 소멸이 시작되는 가운데 마일리지로 항공기 좌석을 예약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공정위가 불공정 거래 여부 확인에 나서는 모습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마일리지 소멸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형항공사들의 재무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항공 마일리지는 승객들의 비행거리에 따라 부여되는 일종의 포인트로 지난 2008년 이전에는 유효기간이 없었으나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과 함께 유효기간을 적용하게 됐다. IFRS 도입과 함께 수익과 부채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 회계기준에서는 항공권 판매 시점에서 전액 수익으로 처리한 뒤 마일리지에 해당하는 만큼만 충당부채로 설정했다. 

IFRS에서는 항공권 판매시 마일리지의 공정가치 만큼은 수익에서 제외하고, 해당 마일리지가 사용되거나 소멸된 이후 수익으로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승객들이 마일리지를 쓰지 않을 경우 해당 마일리지의 공정가치에 해당하는 금액은 계속해서 부채로 남게 된다.

대형항공사들은 IFRS가 도입되기 전인 2008년 마일리지 유효기간 계획안을 마련했다. 당시 계획에서는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유효기간으로 5년을 제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본 5년에 우수회원에 대해서는 2년을 연장해 7년을 적용하기로 했다. 소비자들이 이 기간 동안 마일리지를 쓰지 않으면 사용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소멸처리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공정위에서는 이 기간이 짧다고 보고 2010년 개선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마일리지 유효기간은 대한항공이 10년, 아시아나항공은 기본 10년에 우수회원은 12년을 적용하기로 했다. 올해는 이 시점으로부터 10년이 지나 항공 마일리지가 최초로 소멸되기 시작하는 시기다. 문제는 대형항공사들의 마일리지 소멸을 앞두고 마일리지 이용자들이 몰리면서 항공기 좌석 예매가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영업비밀을 이유로 세부사항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항공업계에서는 통상 전체 좌석의 3% 가량만 마일리지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해외 항공사의 경우 10% 가량을 제공한다는 점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공정위에서는 지난해 마일리지 이용 좌석 비율을 공개하도록 하는 한편, 마일리지 소진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공정위 조사에서 불공정거래 혐의가 발견될 경우, 대형항공사들의 마일리지 소멸은 다시 한번 뒤로 미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마일리지 좌석수에 의도적으로 제한을 뒀다는 증거가 발견될 경우, 이용자들의 사용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경우 대형항공사들의 수익 인식과 부채 감소 역시 미뤄질 전망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항공은 전거래일 대비 0.41% 하락한 3만6400원에 마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1.97% 하락한 422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600%와 500% 수준이라며 올해 항공기 리스와 관련한 회계기준도 변경된 가운데 마일리지 관련 부채도 그대로 안고 가게 될 경우 부채비율 상승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