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화재로 드러난 독일車 ‘가짜 클린디젤’ 신화…녹 번식 논란 잠재우고 안정화 꾀하는 일본車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독일차와 일본차가 한 해만에 정 반대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일본차가 지난해 녹 발색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는 사이 독일차가 빠르게 시장을 확장해 나갔다면, 올해는 독일차가 BMW 화재 발생을 중심으로 온갖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업계에선 결과적으로 독일차의 클린디젤이라는 환상이 깨진 반면, 일본차는 하이브리드차량 등 친환경차에 집중해서 나타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30일 오전 930분부터 서울 중구 퇴계로에 위치한 BMW코리아 본사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BMW코리아는 물론 본사 직원들이 화재 결함을 알고서도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결과다. BMW 화재 논란은 지난 7BMW 520d 차량에 화재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며 불거졌고, 현재는 정부와, 국회, 전문가들이 모두 나서 사태 파악과 분석에 나서고 있다.

 

아직 BMW 화재 원인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독일차업체들이 꿈꿨던 클린디젤환상이 무너진 결과가 화재로 나타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BMW본사는 화재 원인으로 단순 배출가스재순환장치(EGR) 결함을 꼽으며 해당 부품 교체에 나서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질소산화물 저감 과정에서 EGR에 과도한 과부화가 걸린 것을 근본 원인으로 의심하고 있다.

 

하종선 법무법인 변호사는 그 근거로 지난 2016년 봄 환경부가 실시한 질소산화물 배출 비교 실험을 내세우고 있다. 하 변호사에 따르면 당시 실제 주행 실험에서 BMW 520d만 유일하게 환경부의 질소산화물 기준을 통과했다. 결국 클린디젤이란 미명 아래 이뤄졌던 질소산화물 저감이 필연적으로 EGR이란 장치에 무리를 줬고, BMW는 해당 사실을 알고서도 클린디젤을 위해 모른척 할 수밖에 없었다는 논리다.

 

독일차의 조각난 클린디젤환상은 품질논란뿐 아니라 가격 논란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아우디가 지난 27일 아우디 공식 인증 중고차 플랫폼을 통해 판매에 나선 2018년식 A3 TFSI 모델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신형 A3 출시 소식이 들려옴과 동시에 업계에선 아우디가 A32000만원대에 판매할 것이란 소문이 돌았고, 아우디 역시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가격대에 A3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우디가 A3를 대폭 할인된 가격에 내놓는 이유는 바로 친환경차 의무판매 법규 탓이다. 현재 아우디가 판매하는 차종 중 한국에서 저공해 인증을 받은 차량은 A3가 유일하다. 아우디는 A3 3000대 가량을 낮은 가격에 판매해 친환경차 의무 판매 기준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아우디 A3는 판매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A3가 중고차 플랫폼을 통해 판매되는 만큼, 각 딜러사마다 다른 가격과 판매 방침을 정하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당초 공개가 예정됐던 가격도 비공개로 결정났다. 이 때문에 가격을 미끼로 소비자를 농락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에는 디젤차 판매 비중이 높은 탓에 벌어진 사태라고 꼬집었다.

 

반면 일본차 업체들은 지난해 녹 번식 논란을 잠재우고 별다른 논란 없이 순항 중이다. 특히 하이브리드차량을 중심으로 일찍부터 친환경차 개발에 적극 나섰던 토요타가 대표적이다. 토요타는 캠리, 프리우스, 프리우스 C 등 친환경차를 앞세워 누적 판매량 기준 전년 대비 54.2% 증가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토요타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 역시 올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이 1% 소폭 증가해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혼다는 전년 대비 실적이 43% 가량 고꾸라졌지만, 지난해 불거졌던 녹 번식 논란을 잠재웠다는 데 의의가 있다. 혼다는 올 22017년식 CR-V와 어코드를 포함, 녹 부식이 발생 전 차종의 구매 고객에게 현금 보상키로 한 바 있다. 아울러 재고 부족으로 판매가 중단됐던 어코드 신형 모델이 지난 5월 출시돼 판매 확대 동력을 확보했다. 다만 어코드가 경쟁 모델인 캠리에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차 업체들이 친환경차를 주력으로 하는 만큼, 배출가스 관련 이슈에서 자유로운 점을 장점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녹 발생처럼 커다란 이슈만 아니라면 큰 난관 없이 안정적으로 시장을 확보해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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