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법인 신설 재차 반대 표명…“산업은행은 검토 후 주주총회서 비토권 행사해야”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가 법인분리 규탄 및 산업은행 비토권행사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한국GM 노조가 제너럴 모터스(GM)의 법인 신설 계획에 대해 ‘법인분리를 통한 구조조정 꼼수’라는 반대 입장을 재차 표명했다. GM이 기존 단일 법인을 생산공장과 연구개발 시설의 2개 법인으로 분리할 경우, 국내 공장은 폐쇄나 매각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주주총회에서 비토권을 행사해 글로벌 GM의 법인신설 계획을 ​무산시킬 것을 요구했다. 

 

30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인분리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달 24일 노조는 인천 부평 한국GM 공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인분리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회사 측이 법인분리 계획을 강행함에 따라 재차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날 임한택 노조 위원장은 “법인분리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GM자본이 현재 단일한 법인 쪼개기를 통한 제2의 공장폐쇄 또는 매각 등 꼼수가 내포돼 있기 때문”이라며 “GM의 법인분리계획은 치밀하게 계획된 구조조정을 위한 포석이라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GM은 GM 본사로부터 5000만달러 규모 신규투자를 받을 예정이며 연구개발(R&D) 투자의 일환으로 글로벌 제품 개발 업무를 집중 전담할 신설 법인을 올해 말까지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노조는 이 같은 신설법인 설립 계획이 사실상 새로운 법인을 만드는 것이 아닌, 기존 법인 쪼개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GM은 법인분리계획이 인적분할이라고 한다. 노조는 이를 사실상 법인 분할이라고 본다"면서 "현재의 단일 법인을 생산공장과 R&D 기능을 2개 법인으로 분리하게 되면 회사는 손쉽게 공장을 폐쇄하거나 매각할 수 있다. 기존 전체 법인을 국내서 철수하면 '먹튀'지만 법인을 나눠서 매각하는 등은 단순 경영행위가 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노조는 한국GM의 2대주주인 산업은행에 법인분할 계획을 검토하고 이사회 및 주주총회에서 비토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노조는 산업은행 측에 관련 질의 및 요구 내용을 담은 서한을 제출했다. 여기엔 산은이 R&D 법인 신설 계획을 검토하고 법인 분할로 확인할 경우, 주주총회 특별결의 안건으로 올려 비토권을 행사할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노조는 산은에 지난 5월 체결된 주주간 합의서와, 지난 24일 이사회에서 논의된 사항 전반을 노조에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GM은 당초 합의서에 없는 법인분할을 들고 나와서 노동조합과 산업은행을 흔들고 있다”면서 "GM자본이 노조와 다수 구성원이 반대하는 법인분리계획을 강행한다면 노조는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의 저지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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