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거부’ 南취재진 명단 접수…직항편으로 원산 이동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국제기자단이 22일 오전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 고려항공 카운터에서 발권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를 23~25일 진행한다. 미국·중국·러시아·영국 취재진이 베이징(北京)에서 원산으로 이동해 풍계리로 향할 준비 중인 가운데, 남측 취재단도 직항편을 통해 원산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23일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 첫날, 남측 기자들의 명단을 접수했다.

통일부는 “오늘 판문점 개시통화시 북측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방문하여 취재할 우리측 2개 언론사 기자 8명의 명단을 북측에 통보했으며, 북측은 이를 접수했다”며 “북측을 방문할 기자단에 대한 방북 승인 및 수송지원 등 필요 조치를 조속히 취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6차례 핵실험이 이뤄진 곳이다. 이곳이 폐기되면 북한은 사실상 ‘미래 핵’을 포기하게 된다.

북한은 12일 외무성 공보를 통해 23~25일 기상 조건을 고려하면서 풍계리 폐기행사를 진행할 것을 발표했다. 또 늦어도 24일까지 외국 취재진의 풍계리 현장 이동을 마치고, 폐기 본행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의 모든 갱도를 폭발시켜 무너뜨리고 입구를 완전히 폐쇄하며 지상에 있는 관측설비들과 연구소들, 경비시설도 철거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와 관련해 “평화를 위해 상대방에게 상응한 행동 조치를 촉구하는 선제조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당초 북한은 남측을 포함해 미국·영국·중국·러시아 등 5개국 언론을 초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고위급회담 무기 연기 등 남북관계 악화 속에서 남측 취재단을 뺀 채 나머지 4개국 취재단만을 베이징에서 고려항공 전용기 편으로 원산으로 이동시켰다가 이날 판문점 채널을 통해 입장을 바꿨다. 이에 약속대로 5개국 취재진의 방북 취재가 성사됐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에는 남측 취재단 이외에 미국 매체인 AP통신, CNN방송, CBS방송, 영국 뉴스채널 스카이 뉴스, APTN, 러시아 타스 통신, 중국 신화통신과 CCTV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북한과의 물밑접촉으로 설득에 나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 남측 공동 취재단의 풍계리행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부는 남측 취재진을 이르면 이날 직항편을 통해 원산으로 수송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에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진은 24일 특별열차와 차량 편으로 핵실험장이 있는 풍계리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폐기 행사는 24일 오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도 이번 핵실험장 폐기행사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도 국제사회에 비핵화 의지를 발신할 수 있는 이번 행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남측 기자단을 받기로 한 것도 이런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21일 찍힌 풍계리 일대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 서쪽 갱도와 북쪽 갱도의 폭파를 지켜볼 수 있는 전망대가 완공됐고전망대까지 이어지는 도로도 추가로 정비됐다고 22(현지시간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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