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긴급 기자회견서 “자회사 지분가치 분식회계 아니다…바이오젠 콜옵션 요청해” 해명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금융감독원(금감원)이 내린 특별감리 결론에 전면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금감원이 1년 만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가 인정된다는 조치사전통보서를 내린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금융위원회 조사 절차를 밟은 뒤 행정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2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는 부당한이익을 취한 바 없다. 분식회계 절대 아니다. (분식회계를) 할 이유,  동기도 없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윤호열 삼성바이오로직스 CC&C 센터장 상무, 김동중 최고재무책임자 전무, 심병화 경영혁신팀장 상무가 참석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꾸면서 회계기준을 위반한 것이라는 판단을 담은 조치사전통보서를 회사에 발송했다.

 

회계 논란은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전인 2015년에 일어났다. 삼성그룹 내 바이오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의약품위탁생산(CMO)에 집중하고 있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복제약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벤처기업 바이오젠이 공동으로 갖고 있다.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갖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은 91.2%였다.

 

같은 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한다.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이 없어졌다는 이유였다. 회계에는 장부가액에서 공정시가액, 즉 시장가치로 변경돼 기록됐다. 회계법인이 평가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시장가치는 4조8000억원대였다. 그 결과 2011년 설립 이후 4년간 적자를 기록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지분가치 52726억원을 인정받아 무사히 상장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당시 자회사 지배력을 상실했다’고 본 이유는 바이오젠이 콜옵션(Call Option)을 행사할 것이라 해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49%까지 지분이 올라가게 된다.

 

심 상무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5년 미국과 유럽에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기업가치가 올라갔다. 충분히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컸다또한 2015년 말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레터(Letter)을 송부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 시 회계처리는 회계법인과 금감원 위탁 한국공인회계사협의회 등을 통해 몇 번이고 검증받았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년도부터 2015년까지 삼정회계법인을 외부감사인으로 두다가 2016년부터 금감원 지정감사인인 안진회계법인으로 변경한다.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말 모회사 삼성물산의 외부감사인 삼일회계법인의 의견도 받았다. 

 

회계법인에 책임을 돌리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김 전무는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 회사의 독단적 판단이 아닌 국내 안진회계법인, 삼일회계법인, 삼정회계법인과 회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공통 의견을 냈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아직 (회계 기준 위반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회사는 단계적으로 소명할 것이다. 분식회계, 회계사기 등의 말은 조심스러운 단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금감원이 답변서 작성 기간을 연장해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 질문서를 송부했고 30일 회사는 질문서를 접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충분한 의견서 작성시간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30일에 바로 조치사전통지서가 왔다. 이례적으로 짧은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금감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갈등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감리위원회를 거쳐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원회를 거쳐야 최종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향후 금융위원회 조사에 철저히 임해 회사 입장을 설명하겠다. 회사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오거나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행정소송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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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는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왼쪽부터 심병화 경영혁신팀장 상무, 김동중 최고재무책임자 전무, 윤호열 삼성바이오로직스 CC&C 센터장 상무. / 사진=차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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