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이트, 일본‧싱가포르와 해외 피칭 활성화… “회계‧세무 등 경영관리도 도울 것”

김유석 딜로이트 스타트업 자문그룹 상무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딜로이트 사무실에서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촬영=딜로이트 그룹

국내외 창업환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 화두는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이다. 이번 정부는 창업을 독려하고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중이다. 기존 창업 시장에서 뛰고 있는 전문가들은 많지만 기업 경영관리를 지원하거나 해외 투자를 직접적으로 유치해주는 전문가들은 아직 부족하다.”

 

딜로이트 스타트업 자문그룹을 이끄는 김유석 상무는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한 시사저널e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스타트업 시장은 충분히 형성돼있다. 그러나 스타트업들이 사업기회를 확장시키기엔 한계가 있다. 국내 스타트업들이 유니콘 기업(상장 전 기업가치 1조원을 달성한 스타트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해외 기반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해외 진출은 이해관계와 문화적 차이라는 장벽을 뛰어넘어야 한다. 이를 돕는 중재자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딜로이트 스타트업 자문그룹은 회계, 세무 등 경영 컨설팅과 벤처투자 전문가들이 모인 곳이다. 컨설팅 및 회계 전문 기업인 딜로이트 안진그룹은 미래 먹거리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말 스타트업 자문그룹을 출범시켰다.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투자 유치와 진출을 돕는 것이 딜로이트 스타트업 자문그룹의 주 목표다. 김 상무는 왜 20년 동안 쌓아온 회계감사 경력을 뒤로하고 스타트업 육성 사업을 이끌게 됐을까.

 

자리잡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해외 투자 유치M&A확대 등 좋은 토양 마련돼야

 

김 상무는 국내외 스타트업 투자 환경은 정부와 대기업, 기관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고 보고 있다. 자율성이나 과감성보다는 조직 질서 체계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은 자유로운 속성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국내 생태계엔 아직 한계가 존재한다고 김 상무는 설명했다. 투자 주체와 스타트업의 의사결정 구조나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불협화음이 생긴다는 이야기다. 

 

김 상무는 국내 스타트업 시장도 생태계는 갖춰져 있다. 해외와 다른 점은 성숙도다. 똑같은 모양이어도 구조가 원활해야 생태계가 더 부흥한다. 일본도 몇 년 전까지 대부분 스타트업 엑시트(EXIT​·투자회수)IPO(기업공개)를 통해 이뤄졌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모습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5년 전부터 일본 스타트업 인수합병(M&A)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은 일본 스타트업 20% 이상이 M&A를 통해 EXIT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딜로이트 스타트업 자문그룹은 국내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이어주는 피칭(Pitching)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시리즈 A(스타트업 투자 단계)를 위한 소규모 IR도 진행중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를 주제로 폐쇄형 피칭 행사 D3를 개최해 스타트업 5개와 투자자 70여명을 이어주기도 했다.

 

그는 높은 기술력과 뛰어난 상품성 스타트업 전략적으로 키우고 싶다.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들은 미래 비전에 대한 확신과 지속적으로 실행할 수 있어야 하고, 상품성이 장점인 스타트업들은 사업모델을 국내외 시장에 팔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이 스타트업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좋은 토양이 마련되는 것이 필수다. 대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개방형 혁신)M&A 등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딜로이트의 장점은 글로벌 네트워크 거점망과 회계·경영컨설팅 경험 노하우

 

딜로이트 스타트업 자문그룹의 장점은 2000명이 넘는 전문가들이라고 김 상무는 자신했다. 회계, 세무, 경영컨설팅, 통계 등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스타트업을 육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상무는 또 딜로이트가 가진 150개국 네트워크 거점망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타트업에게 제일 어려운 것을 꼽으라면 회계와 세무다. 많은 비용이 소모될뿐더러 기본지식이 있어야 한다전문가들이 플랫폼을 통해 투자와 더불어 경영에 대한 인적자원을 지원한다면 대표들은 본업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안정적인 경영 환경이 만들어지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스타트업에게 언어, 문화적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일본 등 각 나라가 원하는 사업모델이 다르다. 딜로이트나 다른 액셀러레이터가 해외 진출을 위한 사업 구상을 도와줄 수 있다. 그러나 언어장벽이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한계가 있다. 글로벌 진출을 원하는 스타트업이라면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딜로이트 스타트업 자문그룹의 목표는 스케일업(Scale-up)이다. 창업 생태계에서 딜로이트의 역할과 위치를 자리매김하고 싶단다. 딜로이트 스타트업 자문그룹은 회계 세무 지원, 해외 투자 유치 및 진출 등을 더 열심히 도울 계획이다. 올해 5월 싱가포르증권거래소(SGX)와 함께 싱가포르 IPO를 통한 동남아 진출을 주제로 2D3행사를 개최한다. 6월엔 딜로이트재팬 벤처지원그룹과 연계해 양 국 스타트업 교류도 기획하고 있다.

 

그는 올해 4월 딜로이트 안진그룹에서 근속 20주년 상을 받았다. 벌써 20년이 됐나 생각했다. 회계감사는 고객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관찰이 바탕이 돼야 공정성 있게 진행할 수 있다. 이젠 기존 경력에서 더 나아가 유연한 경제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 근본적인 고민은 새로운 기업들이 어떻게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가. 형식적이고 사무적인 일보다는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일을 찾는 게 딜로이트의, 그리고 나의 포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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