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활용도 높은 AI·VR·엔터테인먼트 적극 진출 …넷마블은 방탄소년단 소속사 2대 주주 오르기도

넷마블이 개발중인 실사형 시네마틱 게임 ‘BTS WORLD’ / 사진=넷마블
게임업계가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외연 확장에 나서는 모양새다. 특히 게임과 결합하기 쉬운 인공지능(AI), 블록체인, 가상현실(VR), 엔터테인먼트 등의 분야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국내 1위 게임사인 넥슨은 지난 9월 지주회사인 NXC를 통해 가상화폐거래소 ‘코빗(Korbit)’을 인수했다. 코빗은 업비트, 빗썸, 코인원에 이은 국내 4위 가상화폐거래소다. NXC측은 사업다각화를 코빗 인수 목적으로 밝혔다. 한빛소프트, 엠게임, 와이디온라인 등 중견게임사들도 현재 블록체인과 관련된 게임 연계 사업을 추진 중이다.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넷마블 역시 최근 주주총회에서 블록체인, AI, VR, 증강현실(AR) 등의 사업목적을 추가하며, 향후 외연 확장을 예고했다. 넷마블은 또 지난 4일 글로벌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총 2014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넷마블은 빅히트 지분 25.71%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넷마블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글로벌 게임, 음악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넷마블과 빅히트, 양사 간의 사업적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해 진행됐다”고 밝혔다.

넷마블 방준혁 의장은 지난 2월 제 4회 NTP(4th Netmarble Together with Press)에서 이종(異種) 문화 콘텐츠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장르의 개척을 강조하며, 방탄소년단의 영상과 화보를 활용한 실사형 시네마틱 게임 ‘BTS WORLD’를 최초 공개한 바 있다.

온라인게임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는 최근 AI 기술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현재 AI센터와 NLP센터(자연어처리센터, Natural Language Processing Center)를 주축으로 AI를 연구하고 있다. 소속된 AI 전문 연구 인력은 100여명이다.

김택진 대표는 최근 열린 ‘NCSOFT AI DAY 2018’ 환영사에서 “아날로그 시대가 프로그래밍 기반의 디지털 시대로 전환됐듯, 이제는 AI가 데이터를 학습하는 ‘러닝(Learning)’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며 “엔씨는 AI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빠르게 다가오는 AI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엔씨는 AI 전문 연구 인력의 육성과 연구개발에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수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AI센터와 NLP센터는 서울대, 카이스트 등 국내 AI 분야의 연구실 12곳과 긴밀한 연구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연어처리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인 임해창 전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가 NLP센터에 자문교수로 합류했다.

엔씨소프트는 AI 기반의 야구 정보 서비스 ‘페이지(PAIGE)’도 최근 공개했다. 페이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프로야구 경기 소식 등 야구에 특화한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생성, 요약, 편집하고, 이를 이용자가 가장 필요한 때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사용자가 AI에 질문하면 의도를 파악해 지식을 가공해서 답하고 경기 예측, 퀴즈 등의 참여형 콘텐츠를 통해 AI와 함께 놀 수 있는 기능 또한 제공한다.

최근 카카오의 주력 계열사로 성장한 카카오게임즈 역시 AI를 활용한 신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카카오VX’는 현재 카카오의 플랫폼에 대화형 인터페이스인 ‘챗봇’을 탑재한 ‘골프 부킹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골프 부킹 서비스는 챗봇을 통해 이용자의 골프 스타일과 패턴 등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감성적이고 개인화된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해 이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어 카카오페이를 통한 간편 결제, 카카오 드라이브 연계 등 국내 최대 골프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카카오VX는 유튜브 등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한 영상 학습 트렌드를 겨냥해, 홈트레이닝 시스템 일명 ‘홈트’와 ‘헬스케어’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홈트는 게임의 특징인 경쟁과 협력 등 요소들을 동작인식 인공지능, 뎁스 카메라 센서와 같은 첨단 기술과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게임사들이 기존 게임산업을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앞으로 게임 하나만 가지고는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온라인게임 시장은 포화 상태이며, 블루오션으로 각광받던 모바일게임 시장마저 이제는 성장률이 둔화하기 시작한 상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외부에서는 게임사들이 AI나 블록체인 등에 관심을 갖는 것을 이상하게 보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사실상 이제는 산업간 구분이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게임사들도 게임이라는 틀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AI나 VR,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게임과 결합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며 “대다수 게임사들은 여력이 되는 한,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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