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왓챠 사업규모 확대해 플랫폼 안착 목표… 벤처투자규모 앞으로도 ‘상승세’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최근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스타트업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과거 한 사업 분야에만 머물러 있던 스타트업들이 플랫폼 확대를 위해 투자 유치에 힘쓰는 추세다.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벤처펀드가 속속 출시되는 가운데, 앞으로 스타트업 투자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자동차 공유서비스 쏘카는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600억원을 유치했다. 최근 스타트업 투자 중 가장 대규모다. 쏘카는 지난 2015SK그룹의 지분투자를 받은 이후 차량공유 시장 점유율을 키워나가고 있다. 아직 영업이익은 적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쏘카는 공격적으로 인프라를 키울 예정이다. 차량공유 시장을 키우는 동시에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쏘카는 이번 투자로 빅데이터와 자율주행 등 미래기술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왓챠는 120억원 규모 시리즈C(스타트업 투자 단계 중 하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2013년과 2016년 시리즈A,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2년만에 시리즈C 투자를 받았다. 왓챠는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국내외 시장 기반을 다진다는 입장이다. 영어권 국가로의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왓챠는 이미 일본 시장에 진출해 사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

 

한편 AI(인공지능) 등 혁신기술에 대한 투자 소식도 나타나고 있다. 연애 콘텐츠 서비스 연애의 과학과 일상대화 AI 서비스 핑퐁을 개발한 스캐터랩은 엔씨소프트, 소프트뱅크벤처스, 코그니티브 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5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스캐터랩은 올해 일상대화 AI 공개를 계획 중이다.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는 핑퐁을 통해 인공지능과 사용자 간의 거리를 좁히고, 다국어 메신저 데이터에 기반한 머신러닝 기술로 일상대화 인공지능 분야를 발전시킬 계획이다앞으로는 인공지능의 기능적 요소뿐 아니라 감성적인 능력도 대화형 인공지능 제품의 중요한 경쟁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벤처 투자 소식이 활발한 이유는 스타트업의 사업규모 확대 때문이다. 기존 사업 인프라를 늘려 종합 플랫폼을 세우겠다는 게 스타트업들의 목표다. 자연스럽게 스타트업은 투자금 유치에 속도를 올리게 된다.

 

O2O(Online to Offline·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스타트업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얼마 정도 기반을 다진 후에는 한 사업에 집중하기 보다는 플랫폼 확대에 집중하게 된다치열한 O2O시장에서 경쟁만 계속하기보다는 다른 사업모델까지 확대해 종합 플랫폼으로 자리잡는게 더 유리하다. 해외진출에도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스타트업 투자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일 새롭게 출시된 코스닥벤처펀드는 벌써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세제 및 금융 혜택  때문이다. 코스닥벤처펀드 투자자들은 코스닥 신규 상장 공모주 30% 우선 배정, 투자금 3000만원 한도 10% 소득공제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이 펀드는 자산 50% 이상을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에 해제된 7년 이내 코스닥 상장사에 투자해야 한다. 15%는 벤처기업의 신규 발행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 삼성액티브, 브레인, 에셋원, 하나USB, 현대인베스트먼트, 현대자산운용이 먼저 공모펀드 6개를 내놓고 이어 KTB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이 순서대로 공모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해외 자금의 유입도 스타트업 투자 확대 흐름에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부터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벤처캐피탈(VC) 투자자들이 국내 스타트업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 알토스벤처스와 굿워터캐피탈이 대표적이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스타트업 투자흐름이 많이 개선됐다. 벤처 투자 빗장이 풀어지고 혁신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타트업 투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국내 투자사 보다 해외 투자사의 투자금액이 더 많은 것이 문제다.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규모가 최근 커지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 더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혁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투자 규제를 대폭 완화시킨 바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투자는 지난달 벤처투자촉진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내년 1월 법안 시행이 목표다. 개정안에 따르면 벤처기업투자신탁 운용 규제, 투자금지업종 등이 대폭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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