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탑재에도 가격 20% 낮춰 시장 확대 나서…권봉석 사장 “올레드, 더 빠른 성장해야”

LG전자가 5일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소재 서초R&D캠퍼스에서 ‘2018년 LG TV 신제품 발표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TV상품기획담당 김상열 전무, HE사업본부장 권봉석 사장, 한국HE마케팅담당 손대기 책임이 TV 사업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사진=LG전자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특히 프리미엄 시장서의 상승세가 도드라진다. 올레드 연합에 참여하는 주요 업체들의 숫자도 늘면서 세도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이 선봉에 서있는 업체가 LG전자다. LG전자는 LG TV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가격경쟁력을 더 키워 시장확장에 가속도를 붙이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5일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소재 서초R&D캠퍼스에서 기자들과 만난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은 “3년 간 올레드 TV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 확대에 집중해왔다. 그 덕에 수익성 부분에서 많은 개선이 있었다”면서 “올해도 2배 이상 성장하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실제 LG전자 HE사업본부는 지난해 영업이익(1조 5667억 원)과 영업이익률(8.4%) 공히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21만8000대였던 올레드 TV 판매량은 같은 해 4분기에 74만4700대로 크게 늘었다. 4분기 판매량은 2016년 한해 판매량(72만3700대)를 웃도는 수치다. 덕분에 지난해 전세계 올레드 TV 판매량은 2016년보다 133% 늘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위츠뷰는 올해 OLED TV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72% 증가한 15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올레드 TV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연합군의 확대’ 양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올레드 TV를 출시하는 제조업체들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세계 TV 판매량 상위 10개 업체 중 7개 업체가 올레드 연합에 합류했다.

특히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서는 올레드가 LCD(액정표시장치)를 제쳤다. IHS마킷에 따르면 이 시장서 LG전자는 33% 점유율로 36.9%를 확보하고 있는 소니와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같은 시장서 삼성전자는 18.5% 점유율로 3위다. 뒤늦게 올레드 연합에 합류한 소니가 LG전자를 추월했지만 우려할 만한 대목은 아니다.

권 사장은 “탑10 중 7개 업체가 올레드 캠프에 합류했다. 올레드 캠프를 늘리는 게 장기적 관점에서 나쁘지 않다고 본다”면서 “현재까지는 LG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전체 공급되는 올레드 패널의 70~80% 정도는 LG전자가 소화하고 있다. 나머지 20~30%가 LG전자를 제외한 6개 업체가 나눠서 갖고 있는 상황”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시장 확장을 위해 LG전자가 주기적으로 꺼내고 있는 카드가 가격 인하다. 실제 2013년의 경우 55형 올레드 TV 가격은 1500만원 수준으로 동일 크기의 LCD TV 대비 5배가량 높았었다. 현재는 55형이 30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가격경쟁력 강화는 진입장벽을 낮춰 고스란히 판매량 증가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 권 사장은 “(소비자가) 수용 가능한 TV 가격을 제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원가 혁신 등 많은 노력을 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이번에도 20% 가격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올해 시장에 나오는 올레드 TV는 총 10개 모델(77/65W8W, 65W8K, 65/55E8, 77/65/55C8, 65/55B8)이다. 새 올레드 TV 가격은 55형은 300만원에서 360만원, 65형은 520만원에서 1100만원 사이에서 책정됐다. 초대형 77형은 1700만원에서 2400만원 사이로 책정돼 1000만원대에 진입했다. 나노셀을 적용한 슈퍼 울트라HD TV의 가격은 55형이 210만원~260만원, 65형이 350만원~390만원이다. 

신형 올레드 TV에 인공지능(AI)이 탑재됐음에도 가격을 낮춘 게 단연 눈길을 끈다. LG전자는 올해 올레드 TV 주요모델에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 화질엔진 ‘알파9’을 장착했다. 제품 소개에 나선 LG전자 관계자는 “알파9이 영상을 분석해 노이즈를 제거해준다”면서 “영상의 깨진 부분이나 잡티를 제거하고 (이어) 영상에 줄이 생기는 밴딩 노이즈와 색상의 뭉개짐도 완화시켜 준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신제품은 AI로 TV를 제어할 수 있는 폭을 크게 늘렸다.

이 때문에 LG전자가 올레드 연합 확장에 사활을 걸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권 사장은 이날 “전체 TV 시장이 연간 2억대가 좀 넘는다. 전체의 5% 정도는 올레드로 커버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LG전자 입장에서는 올레드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얼마나 키울 수 있을 것인가가 전략적 과제다. 더 빠른 성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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