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코노미’에 부는 IT바람…“고양이와 집사 모두 행복한 세상 꿈꿔요”

2일 경기도 수원시 광교에서 노태구 골골송작곡가 대표를 만났다. / 사진=김희준 기자

커져가는 ‘펫코노미(반려동물 산업)’규모와 함께 반려동물 업계에도 IT(정보기술)바람이 불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시장은 2016년 약 2조3000억원으로 향후 3년내 5조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급격하게 커지는 시장 규모와 함께 최근 반려동물 업계에는 IT를 적극 도입한 반려동물 건강관리서비스·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놀이기구 등이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의 다양한 분야가 IT와 접목되는 가운데, 고양이 스마트화장실로 ‘집사(반려묘 주인을 부르는 애칭)’들의 관심을 모으는 기업이 있다. 바로 ‘골골송작곡가’다. 국내 최초 고양이 스마트 자동화장실 ‘라비봇’을 개발한 골골송작곡가는 반려묘 산업에 IT를 접목한 대표적인 예다. 라비봇은 자체 개발 시스템으로 반려묘 화장실의 자동 청소·모래보충은 물론 스마트폰과의 연동을 통해 반려묘 배변 활동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2일 경기도 수원시 광교에서 노태구(31) 골골송작곡가 대표를 만났다. 노 대표는 반려묘와 반려인이 보다 행복한 세상에서 함께 살 수 있도록 노력하는 청년기업가다.

‘골골송작곡가’를 소개해달라.
‘골골’이라는 소리는 고양이가 기분좋을 때 내는 소리다. ‘골골송작곡가’라는 사명(社名)에는 고양이가 늘 기분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각오가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사명을 그렇게 지은만큼, 앞으로도 반려묘를 위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사무실은 수원시 광교에 위치해있고, 나를 포함한 직원 7명이 좋은 제품을 만들기위해 불철주야 일하고 있다.

반려묘 산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해군 장교 생활 중에 관사에서 고양이를 한 마리 몰래 키웠었다. 1년 정도 키웠는데 어느날 갑자기 절뚝거리더라. 병원에서 FIP(전염성 복막염) 확진을 받았다. 치료법이 없었고 확진 후 2주뒤에 고양이는 하늘나라로 갔다. 수의대 편입을 고민했을 정도로 나에겐 힘든 경험이었다. 이후 고양이를 위한, 고양이의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결심을 하게됐다.

반려묘 제품 중에서도 화장실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실제로 고양이를 키우면서 큰 불편함을 느꼈던 부분이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화장실 모래에 변을 알아서 잘 가리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반려인에게는 변을 치우고 모래를 매번 보충해줘야 하는 등의 화장실 관리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특히 비뇨기질환이 고양이가 가장 많이 걸리는 질환 중 하나여서, 해당 질환에 도움이되는 기능을 어떻게 넣어볼 수 있을까 고민하다 라비봇이 탄생하게 됐다.

제품 개발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점은 없었나. 
배설물 분리기의 설계에 있어서 무척 고생을 했다. 라비봇은 모래사이 고양이의 배설물을 걷어내는 방식이다. 그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갈퀴모양의 분리기인데, 봉들 사이 간격과 봉의 두께를 정하기 위해 여러번 테스트용 제품을 제작해야 했다. 간격과 두께에 따라 효과적으로 배설물 분리가 안되거나, 모터에 부하가 걸리는 등의 문제가 발생해 어려움을 겪었었다. 다행히 수차례 실험을 통해 최적의 설계를 찾아냈다.

해외 타브랜드 제품에 가지는 라비봇만의 강점을 설명해달라. 
여러 가지가 있다. 기존 타브랜드 제품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들을 최대한 보완했기 때문이다. 모래를 자동으로 보충할 수 있는 기능, 반려묘가 화장실을 이용하는 횟수를 측정하는 기능, 타브랜드에 비해 월등히 적은 소음 등을 강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또 합리적인 가격도 있다. 해외 특정 제품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사전 예약의 경우 절반에도 채 미치지 않는다.
 

라비봇은 자체 개발 시스템으로 반려묘 화장실의 자동 청소·모래보충은 물론 스마트폰과의 연동을 통해 반려묘 배변 활동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 사진=골골송작곡가 제공
라비봇을 개발하면서 특히 신경쓴 점은….
반려묘와 반려묘 주인인 집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고양이, 집사 둘 모두의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 했다고나 할까. 자동화장실이기 때문에, 배설물을 자동으로 치우는 기능은 당연히 잘 돼야 하는 것이다. 그 밖에 기존 제품과 달리 모래 한포대(6.5㎏)를 온전히 다 채울수 있게 한점, 자동 보충기능으로 화장실 관리주기를 크게 늘린 점 등 디테일에 신경썼다.

‘반려묘들이 보통 자동화장실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라는 우려에 대한 의견은 무엇인가.
가장 큰 원인은 ‘소음’이다. 고양이가 강아지보다도 더 민감한 청각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아나. 기존 해외 제품은 작동시 작지않은 소음이 발생한다. 화장실을 가장 안전한 공간으로 여기는 고양이가 소음이 나는 자동화장실을 꺼릴 수밖에. 라비봇의 소음 수치는 26.5db(데시벨)이하다. 침실에 두고 사용해도 될만큼 조용하다. 수차례의 실험으로 고양이가 자사의 제품을 문제없이 이용하는 것을 확인했다. 


라비봇이 반려묘의 비뇨기 질환에 어떻게 도움이되나.
라비봇에 설치된 센서가 고양이의 화장실 이용 횟수, 시간, 몸무게 등을 측정해 데이터로 남겨놓는다. 이 데이터는 집사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과 연동돼 확인가능하다. 실제 동물병원에서 실시하는 비뇨기질환 문진표에 배설활동에 대한 항목이 있지만, 반려인들이 이를 매번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라비봇은 이같은 데이터를 제공하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게 돕는다.

사전예약을 앞두고 제품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굉장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있다. 현재 와디즈에서 3월7일 사전예약을 앞두고 있는데, 사전예약 물량을 훨씬 웃도는 수의 많은 분들이 알림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또 1월에 참가했던 국제캣산업박람회에서도 1000여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출시 소식을 알려달라며 방명록을 남기고 갔다. 심지어 개인적인 연락으로 ‘도대체 언제 출시가 되냐’며 묻는 고객들도 종종 있다.

사전예약 물량을 777대로 제한한 이유는….

출시 초기이기도 하고, 본격적인 생산 돌입 이후 혹시라도 빚어질 차질에 대비하기 위해 물량을 제한했다. 예상 수요는 사전예약 물량보다 훨씬 많지만, 대량 생산을 바로 시작할 경우 생길 수 있는 품질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피드백도 적극 반영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향후 목표를 설명해달라. 
단기적으로는 곧 있을 사전예약 돌입에 있어 품질관리와 원활한 배송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그 다음으로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해외 반려묘 시장에 진출을 할 계획이다. 이번달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최대규모 반려동물박람회인 ‘글로벌 펫 엑스포’에 참가해 국제무대에 라비봇을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이후 차기 제품 개발을 통해 반려묘 종합건강관리 솔루션을 구축해 나가는 게 장기적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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