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젊은층 반대 많아…통일 과정도 소통과 공정성 필요”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남북 대표단 개막식 한반도기 공동입장, 아이스하키 단일팀 남북 합의를 두고 정치권, 시민사회, 언론, SNS 여론 등에서 찬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4월 6일 강원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남북대결에서 양측선수들이 인사를 하는 모습. / 사진=뉴스1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남북 대표단 개막식 한반도기 공동입장, 아이스하키 단일팀 등 남북 합의를 두고 정치권, 시민사회, 언론, SNS 여론 등에서 찬반 논란이 커지고 있다. 눈 여겨 볼 점은 이전의 보수, 진보 여론 분열과 달리 젊은 층 반대가 늘었다는 것이다.

지난 9일 남북은 판문점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고 북한 대표단 평창올림픽 참가와 남북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기 위한 군사당국회담 개최를 합의했다. 고위급 회담 후 이어진 17일 실무회담에서 남북은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하기로 합의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도 합의했다.

우선 논란이 되는 것은 남북 대표단의 한반도기를 앞세운 올림픽 개회식 공동 입장이다. 정치권의 경우 야 3당은 모두 이를 반대하고 있다.

지난 17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북한에 제발 좀 와주십사 하는 구걸로도 모자라서 정부는 일찌감치 태극기를 포기하고 한반도기 입장을 공식화하고 있다”며 “북핵을 애써 외면하고 일시적 남북화해의 자기 최면에 빠져 주최국 국기를 포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말했다.

이날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도 “우리나라 대표단이 태극기를 못 들고 입장하는 것을 이해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같은 날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북한의 평화올림픽 참가는 올림픽 정신의 위대한 진전이자 남북 화해의 물꼬를 트는 것이다. 갈등올림픽·냉전올림픽을 만들자고 주장하는 것은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로부터 고립을 자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국민 여론도 갈렸다. tbs가 지난 17일 전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40.5%로 나왔다. '남한 선수단은 태극기를, 북한 선수단은 인공기를 각각 들고 입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49.4%였다.

이 설문 결과에 따르면 보수층의 68.5%, 중도층의 54.8%가 태극기·인공기를 각각 드는 게 좋다고 답했다. 진보층에서는 한반도기를 드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56.1%로 '태극기·인공기 각각' 의견 32.2% 보다 앞섰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62.2%), 30대(50.7%), 50대(48.3%), 20대(44.0%) 순으로 '태극기·인공기 각각' 응답이 높았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을 둘러싼 논란이 크다. 남북 화해의 상징이라는 찬성 의견과 스포츠의 공정성이 깨졌다는 반대 의견이 팽팽하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아이스하키 단일팀 반대합니다’라는 글에는 19일 현재 3만5700여명이 청원에 참여했다. 해당 청원 글에는 “우리 선수단도 올림픽을 위해 연습을 수도없이 반복하고 준비했다. 그런데 20일 조금 더 남은 시점에서 북한선수들이 합류해서 단일팀을 이룬다면 우리 선수단이 연습하고 준비했던 것은 쓸모없게 된다”며 “지난 4년간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해온 것이 정치 논리로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우리 선수들이 그동안 흘려온 땀들이 정당하게 보상받지 못한다면 공정 사회라고 할 수 없다”고 적혀있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에 대한 여론도 갈렸다. 다음소프트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가 확정된 지난 9일부터 12일 사이 블로그 1435만건, 트위터 4억4886만건, 뉴스 90만건을 분석한 결과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에 긍정적 게시글은 64%, 부정적 게시글은 36%로 나타났다.

긍정적 반응 글에는 ‘환영한다’는 의견과 북한의 도발 위협 ‘해소’ 등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반면 ‘북한 참가 자체 반대’ 글도 많았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현재 북한 평창올림픽 참가 관련한 우리 사회의 여론 분열은 기존의 보수, 진보에 의한 갈등과 조금 다른 면이 있다. 그것은 젊은 층이 단일 아이스하키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등을 공정하지 않게 보고 있다는 점”이라며 “정부는 통일을 향해 가는 과정도 소통과 공정한 방법을 통해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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