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제이씨 “현대차가 우리 기술 빼돌려 경북대와 특허 등록” 주장…오엔씨 사례도 발표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2층 기자실에서 마련된 기자회견 자리에서 최용설 비제이씨 대표(왼쪽)가 현대차로부터 기술탈취를 당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 사진=김성진 기자

우리 중소기업은 대기업을 상대로 버텨낼 힘이 없다. 1심에서 이긴 것도 힘들었다. 관행대로 대법원까지 가게 되면 중소기업들은 막대한 돈을 들여 승소해도 보상받을 수 없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공정거래위원회, 국회, 중소벤처기업부 등이 우리가 소송을 이긴 다음에도 어떤 조치를 해주는 것이다. 대기업과 대형로펌을 상대로 대법원까지 7년의 소송기간을 버틸 힘이 없다.

 

최용설 비제이씨 대표는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2층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억울함을 토로했다. 비제이씨는 맹독성 유기화합물과 악취를 정화하는 매생물제재를 전문 생산하는 업체다. 관련 기술을 현대차에 납품했지만 현대차가 기술을 탈취해 특허를 등록했다는 게 이 회사의 주장이다. 

 

최 대표는 현대차가 201311월부터 단 5개월 동안 여덟 차례에 걸쳐 핵심 자료를 요구했고 이를 경북대와 함께 유사기술을 개발해 특허등록을 했다현대차는 우리 회사 내부 직원이 기술을 건네줬다고 했는데, 기술 접근 권한이 있는 사람은 나와 상무 둘 뿐이다. 이후 현대차는 지금까지 묵비권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제이씨는 2004년부터 현대차에 미생물 제품을 납품해왔다. 그러나 20151월 현대차는 비제이씨와 계약 종료를 알려왔다. 현대차는 경북대와 협업해 새로운 미생물제 기술을 개발했다고 맞서고 있지만, 비제이씨는 자사가 개발한 고유 기술과 비교해 다른 점이 없다는 주장이다.

 

최 대표는 "현대차가 비제이씨의 특허기술이자 단독 라이선스를 가진 미생물 3, 6병을 훔쳐서 산학협력 계약을 체결한 경북대에 보냈다""게다가 현대차 직원은 우리로부터 탈취한 기술 자료를 이용해 석사 학위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비제이씨는 지난해 4월 현대차와 경북대간의 공동 특허를 상대로 특허무효심판 청구를 제기했고, 특허심판원은 지난달 21일 현대차와 경북대의 특허를 무효로 한다는 인용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현대차가 다음날 바로 제소를 검토하며 상황이 바뀌었고, 최 대표는 대법원까지 소송을 버텨낼 힘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최 대표에 이어 박재국 오엔씨엔지니어링 대표가 현대차로부터 당한 기술탈취 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박 대표는 2010년과 그리고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기술탈취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6년 사이에 두 번이나 현대차에 기술을 탈취당했다현대차는 우리 기술을 탈취해 다국적기업 SKF에 유출해 회사가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고 하소연했다.

 

최 대표는 이어 일본과 독일에서 일을 하다 왔다한국의 대기업 문화를 전혀 몰랐다. 공정한 경쟁을 하는 나라인 줄 알고 있었다. 차라리 내가 갖고 있는 기술을 외국에서 사용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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