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권영수 LGU+·이해진 네이버 등 해외출장 불출석 사유서 제출…이중근 부영 증인 제외, 신동빈 롯데 등은 출석 불투명

윤종오 새 민중정당 의원(오른쪽)이 12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기정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불출석에 대해 항의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이번 국정감사도 적지 않은 기업인이 증인으로 신청됐지만 정작 관심을 모았던 주요 인사들은 상당수 불참할 것으로 보여 시작부터 맥 빠진 국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불참 사유는 대부분 ‘해외 출장’이었다.

문재인 정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상당수 주요 기업인들이 이미 불참을 선언했다. 황창규 KT회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각각 미국, 일본 출장을 이유로 국감에 참석할 수 없다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 증인으로 신청됐으나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각각 프랑스, 일본 출장을 불출석 사유로 제출하고 대리인 출석을 요구했지만 국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아무도 국감장에 나오지 않았다. 이에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은 고발 등 강경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대표 게임 CEO인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와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모두 올해 국감 증인에서 제외됐다. 서장원 넷마블 부사장만 12일 열리는 환경노동위원회 증인으로 참석한다.

동탄신도시 아파트 대규모 부실시공, 과도한 임대료 인상 등의 논란을 빚은 부영주택이 속한 부영그룹의 이중근 회장이 국감 증인출석 명단에서 빠졌다. 당초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 등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상임위원들이 이 회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할 계획이었지만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불발됐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 회장이 ‘고령으로 건강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증인출석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77세의 나이로 대한노인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해외 출장으로 인해 국감 출석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 부회장은 하도급 불공정 행위, 일감 몰아주기, 갑질 문제 등으로 국회 정무위에서 출석 요청을 받았다. 다만 다음 달 중에나 복귀하는 것으로 알려져 국감 출석이 어려울 수 있단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도 사정은 비슷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박근헤 정권 당시 비선실세라 불리던 최순실 현대증권 인수 압박에 따른 고가 인수 논란에,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최순실 인사 청탁 문제로 소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증인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이동걸 전 산업은행 회장도 증인으로 거론됐지만 막판에 명단에서 빠졌다.

강희대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이명희 신세계백화점 회장과 장영신 AK백화점 회장 등은 중소기업 납품업체에 과다 수수료를 부과한 의혹 등으로 정무위 증인 요청 명단에 올랐지만 참석여부는 역시 불투명하다.

이외 신동빈 롯데회장 등 거물급 인사들도 모두 증인 출석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결국 주요 기업인들이 빠져 제대로 된 감사가 이뤄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국회 보좌관은 “해외출장은 국감 불출석 단골 사유”라며 “향후 종합감사까지 빠진다면 그것은 핑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사무국장은 “국감에서 주요 기업인을 부르는 것은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지 망신을 주기 위함이 아니다”라며 “해외출장을 이유로 국감에 불출석 하는 것은 결국 국회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송주영·엄민우·원태영·최형균·박견혜 기자​]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