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축소·1분기 실적 호조…비우량 회사채까지 수요 확산

LG전자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초과수요 모집에 성공하는 등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는 흥행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 트윈타워 / 사진=뉴스1

이달 들어 기업들의 회사채 수요예측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대우조선 사태후 채무조정 성공에 일단 한숨 돌리는 분위기에서 기업들의 1분기 실적 호조가 맞물리며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미국 금리 인상 이후 발행이 감소한 상황도 회사채 수요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2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4월 진행된 15개 기업의 회사채 수요예측은 모두 유효수요를 확보하며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달 진행된 수요예측에서는 AA등급 이상 우량채는 물론 A등급 이한 비우량 등급 회사채도 미매각 없이 완판을 기록한 점도 회사채 시장 호조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 21일 진행된 GS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2000억원 발행에 69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GS의 신용등급은 AA등급이다. 채권 시장에서는 GS가 자회사인 GS칼텔스의 호실적을 등에 엎고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회사채도 주목받은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GS는 증액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GS와 같은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LG전자 역시 초과수요에 증액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는 총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6900억원의 기관 자금이 몰렸다. 만기별로는 1200억원을 모집한 5년물에 42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와 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7년물과 10년물에서는 각각 1300억원과 7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연이은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미국과 금리차 축소도 영향

 

지난 20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한화토탈도 초과수요에 증액 발행이 예상되고 있다. 한화토탈은 3년물과 5년물 각각 500억원씩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3년물에 3900억원, 5년물에는 2200억원의 기관수요가 들어왔다. 

 

연이은 회사채 흥행에 원인으로 기업 호실적 외에도 미국회사채와 금리차 축소가 지목되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 하락에도 국내 금리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환 헤지 비용을 감안하면 회사채 금리가 역전됐다는 이야기다.

 

김상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직은 미국 회사채에 금리 메리트가 있지만 헷지비용을 감안한 금리차는 역전되는 상황이라 굳이 환율리스크를 부담하면서까지 미국 회사채에 투자할 유인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해외물과 유사한 신용도의 국내 회사채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회사채 시장 흥행 행진에는 A등급 이하 비우량 등급 회사채도 합세하고 있다. 최근 수요예측을 진행한 아주산업과 풍산, SK건설 등도 미매각 없이 수요예측이 마무리돼서다. 아주산업의 신용등급은 BBB+등급이며 풍산은 A등급, SK건설은 A-등급이다.

 

◇A등급 이하 비우량등급 회사채, 흥행 행진 합세

 

비우량 등급 회사채의 유효 수요 확보는 일단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할 전망이다. 시장내 수급이 맞물리는 상황에서 일시적인 흐름이 될 가능성도 있어서다. 채권 시장에서는 일단 이번주로 예정된 무림페이퍼와 대한제당, 폴라리스쉬핑 등 비우량등급 회사채의 수요예측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신용등급 A-의 무림페이퍼는 오는 26일 4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우한 수요예측을 준비하고 있다. 같은 등급의 대한제당은 오는 28일에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발행 규모는 300억원이다. BBB+등급인 폴라리스쉬핑도 3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28일 예정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미국 금리 인상 전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몰리면서 한동안 회사채 발행이 뜸하다 발행이 재개되는 분위기"라며 "발행 회사에 크게 우려할 사항이 없고  금리가 나쁘지 않다면 투자 수요가 몰리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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