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대기업, 스마트공장 지원·구축 나서…일부 업체들, 솔루션 판매에 나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경기도 반월시화 산업단지에 대표 스마트공장으로 구축 중인 동양피스톤㈜을 방문, 생산라인 및 주조 자동화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산업부
전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는 가운데, 정부와 기업도 효율성 증대를 위해 스마트공장 확대에 힘쓰고 있다. 특히 제조업체들이 스마트공장에 눈길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의 재도약을 위해 ‘제조업의 스마트화’를 가속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민·관 합동으로 연말까지 1108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말 2800개였던 스마트 공장의 수를 5000개로 늘리고, 2020년까지 1만개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 중소기업중앙회 등과 협력해 스마트공장이 필요한 기업 3000개 이상을 발굴키로 했다. 담보 제공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자금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스마트공장 보증대출’을 시행하고 보증료율도 0.4% 포인트 낮춰 주기로 했다.

제조업체들도 스마트공장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스마트공장 핵심 기술인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을 자체 개발해 올해 안에 첨단 항공기 엔진공장에 적용한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 현대위아를 통해 지멘스와 손잡고 내년 경기 안산에 시범 스마트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LG(LG CNS)는 연내 국내 제약업체에 첫 스마트공장 플랫폼을 구축하고, SK(SK㈜ C&C)는 대만 훙하이그룹과 손잡고 중국 충칭 모니터공장에 관련 플랫폼을 투입한다.

포스코도 최근 스마트공장 구축에 나선다고 밝혔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 26일부터 다음 달 초까지 독일 지멘스와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을 찾아 각 회사의 스마트공장과 디지털화를 담당하는 책임자와 면담한다.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스마트 솔루션 카운슬(Smart Solution Council)을 구성해 철강을 비롯한 건설, 에너지 등 그룹 주력사업과 ICT 기술을 융합하는 노력을 해 왔다.

광양제철소 후판 공장은 조업·품질·설비를 모두 아우르는 데이터 통합 인프라를 구축했다. 또 각종 이상징후를 사전에 감지하거나 예측해 선제 대응할 수 있는 데이터 선행 분석체계를 만드는 등 생산공정의 스마트화를 추진하고 있다.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도 레이저 센서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화 기술을 구현 중이다.

이번에 권 회장이 방문하는 지멘스는 제어, 계측, IT를 융합시킨 디지털기업으로, 암베르크(Amberg) 공장을 스마트공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1000여개의 IoT 센서로 설비를 연결해 공정 각 단계마다 제품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고, 불량품 발생시 바로 생산라인을 멈추고 부품을 교체할 수 있다. 하루 5000만개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생산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불량률을 40분의 1로 줄였다.

GE는 항공엔진, 발전 터빈 등을 생산하는 전통적인 제조업에 IT 신기술을 융합해 소프트웨어기업으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최근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영입하고 디지털화(digitalization) 추진조직을 구성해 진단, 모니터링 분석용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공장 내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ICT 등 그룹의 주력 계열사를 모두 참여시켜 스마트공장, 스마트 빌딩과 도시, 스마트 에너지 등 전체 사업영역에 플랫폼을 구축하고 스마트 솔루션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스마트 산업으로 그룹 전체 구조를 재편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 가운데 스마트공장 구축에 이어, 이를 활용한 솔루션 판매에 나선 곳도 있다. 삼성SDS는 AI 기반의 ‘스마트공장 솔루션’인 넥스플랜트(Nexplant)를 지난해 말 출시했다. 삼성SDS가 30여 년간 삼성전자 등 계열사 공장과 국내 다수 기업의 제조 현장에 적용한 경험을 집대성해서 완성한 스마트공장 솔루션이다. IoT를 바탕으로 설비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AI로 분석해 실시간으로 상태를 진단한다.

LG CNS도 스마트공장 산업에 열중하고 있다. 2003년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 미국 공장에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에 식자재 분류·관리 시스템(SMS)까지 공급하며 스마트공장 솔루션 적용 분야를 넓혀 오고 있다. SK C&C도 SK하이닉스·SK이노베이션·SKC 공장에서 썼던 스마트공장 솔루션(스칼라)을 시장에 내놨다. 공장 상황을 사이버 공간에서 미리 확인하고 고장을 예측하는 플랫폼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공장 도입 시, 도입 자체를 목적으로 삼지 말고 구현하고자 하는 공장 모습을 구체화해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IT기술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운영기술(OT)과 자동화기술(AT)에 대해서도 충분한 고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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