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치열한 법리 싸움 예상…공소유지 인력 부족할 듯

특검 수사가 공식 종료되는 28일 박영수 특검(왼쪽)과 윤석열 수사팀장, 박충근·이용복·이규철 특검보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사진=뉴스1

특검과 삼성의 치열한 창과 방패 대결이 대치동에서 서초동으로 장소만 옮겨 계속 펼쳐진다. 지금까진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시킨 특검이 승기를 잡은 듯 보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삼성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향후 특검의 동력이 점차 빠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기 때문이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8일 자로 90일 간의 수사를 마무리 하게 됐다.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 최지성 부회장, 장충기 사장 등 삼성 관계자들을 일괄 기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제 특검과 삼성은 법정에서 뇌물죄 입증과 관련해 치열한 법리싸움을 벌이게 된다.

법정 싸움은 시간이 갈수록 특검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인력이 빠지면서 전력유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검 인력들은 수사기간이 끝나면서 대부분 현업으로 돌아가게 된다. 잔류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 

 

강신업 대한변호사협회 이사는 “특검법이 급하게 만들어지다 보니 특검이 종료되면 파견된 변호사들은 생업을 접고 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공소유지를 하는 경우를 예외로 하는 등의 조치가 있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벌어진 상황으로 결국 인력 부족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검에 파견 나온 검사들 역시 계속 남아있기 힘들긴 마찬가지다. 특검은 향후 삼성과 치열한 법리전쟁을 펼치기 위해선 그간 수사를 진행해 온 파견검사들의 특검 잔류가 필수라고 보고 있다. 이들이 잔류하기 위해선 법무부의 협조가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재 법무부 장관 대행은 이창재 차관이 맡고 있다. 그는 지난달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업무계획을 보고하며 지난 4년 최대 성과로 4대 사회악 엄정 대응, 통진당 해산, 마을변호사 서비스 등을 꼽았다. 이 중 불량식품 등 4대 사회악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부터 줄곧 차게 척결을 강조해오던 사안이다.

한편 이에 맞서는 삼성은 향후 재판에 그야말로 사활을 걸 예정이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 직후 삼성은 곧바로 “재판에서 진실을 밝히겠다”며 치열한 2라운드를 예고했다. 최고의 특수통 변호인단으로 특검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특검과 인연이 있는 이들이 방패로 나섰다는 점이 주목된다. 대표적 인물은 조근호 변호사(10기)다. 박영수 특검과 그는 2001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각각 사정비서관, 민정비서관으로 호흡을 맞췄다.

삼성의 또 다른 방패 오광수(18기) 변호사 역시 박영수 특검과 인연이 깊다. 박영수 특검이 중수부장을 맡았던 당시 중수2과장을 맡았으며 박영수 특검 역시 그의 능력을 높게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윤석열 팀장과 서울대 79학번 동기이자 친구인 문강배 변호사도 삼성 방어에 가세했다.

한편 이날 더불어민주당 등 야 4당 대표 및 원내대표들은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특검 연장법 직권상정을 요구했다. 특검은 6일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나머지 수사는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자료를 넘겨받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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