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9.32포인트↓ 하룻만에 2000선 붕괴…원달러 환율은 14.5원 오른 1149.5원

도널트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코스피는 하루만에 다시 2000선이 붕괴됐고 원달러 환율도 상승했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엔화 가치도 강세를 기록했다 / 사진=뉴스1

 

도널트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코스피는 하루만에 다시 2000선이 붕괴됐고 원달러 환율도 상승했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엔화 가치도 강세를 나타냈다.9일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일 대비 49.32포인트(2.46%) 하락한 1954.06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 2000선 위에서 거래되던 코스피는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가 진행되면서 불안감을 보였다. 이어 오전 11시를 지나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50포인트 넘게 급락했다. 코스피가 장중 50포인트 넘게 급락한 것은 지난 6월 24일 브렉시트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지수도 24.46포인트(3.92%) 급락하며 599.7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오전 11시부터 급락해 장중 40포인트 넘게 빠지며 6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다만 장막판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며 하락폭은 다소 줄었다.

이날 국내 증시의 충격은 미국 대선 결과가 시장 예상과 정반대로 나타나면서 더 크게 다가왔다. 국내 증시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결과는 반대로 나온 셈이다. 이 때문에 지난 6월 24일 브렉시트 투표 때와 마찬가지로 예상 밖의 결과에 충격이 컸다.

국내 증시에서는 충격 속에서도 결국 안정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대선이 마무리되면 빠르게 안정세가 나타나고 오는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란 예상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여론조사의 오차는 각종 선거결과에 불확실성을 키웠다"며 "트럼프 당선의 파급효과가 브렉시트보다 높을 가능성도 있지만 실제 트럼프의 공약 이행 현실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대선 전후의 노이즈는 빠르게 해소됐으며 브렉시트 때에도 증시는 2주내에 원래 가격을 대부분 회복했다"고 지적했다.

외환 시장도 충격을 받았다. 특히 미국 정치 리스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원달러 환율은 시장 예상과의 정반대 결과에 요동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6.0원 하락한 1129원에 거래를 시작했으나 오후 들어 16.9원 상승하며 1151원까지 치솟았다. 결국 전날대비 14.5원 오른 1149.5원에 마감됐다.

개장 직후 원달러 환율이 소폭 하락한 데서 확인할 수 있듯 시장에서는 클린턴 후보의 우세에 무게를 뒀다. 전날 환율도 8.1원 하락한 1135원에 마감했다. 외환 시장에서는 클린턴 후보 당선시 미국 정치 불확실성 해소 전망에 환율 하락을 예상했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엔화는 강세를 보였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2.79% 떨어지며 101.51엔까지 내려갔다. 국내 금융시장과 마찬가지로 달러엔 환율 역시 클린턴 후보 당선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105.12엔까지 상승(엔화 약세)했으나 오전 11시를 전후로 하락세(엔화 강세)로 전환했다.

허재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일본은 성장률이나 물가는 저조한 편이나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정치 불안이 적은 편"이라며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엔화 강세에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