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연속 실적 악화 불구 내용 개선…반도체 수요 회복에 엔화 강세 반사이익 기대

SK하이닉스가 3분기 연속 실적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D램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여 다음 분기 전망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은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정문. /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3분기 연속 실적 하락세를 이어갔음에도 시장의 기대감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D램 시장이 기지개를 펴며 하반기부턴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3분기 땐 삼성전자와 함께 모처럼 D램 수요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2016년 2분기 영업이익이 4529억 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5000억 원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13분기 만에 처음이다.

매출은 메모리 수요회복으로 출하량이 당초 계획을 상회해 전 분기 대비 8% 증가한 3조 9490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가격하락이 지속돼 영업이익은 19% 감소했다.

이 같은 실적 하락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의 표정은 밝다.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3분기부터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이란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실적 내용을 자세히 뜯어보면 이 같은 기대감이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2분기 SK하이닉스 D램 출하량은 모바일 부문 수요 강세와 컴퓨팅 D램 수요 회복으로 전 분기 대비 18% 증가했다. 평균판매가격은 전 분기보다 11% 하락했지만 하락폭이 둔화되고 있다. 실적은 감소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도체 전자상거래사이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년 9개월 동안 하락세를 이어가던 D램 가격이 6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뿐 아니라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역시 3분기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지금까진 낸드플래시 경쟁력으로 불황 속에서 ‘선방’하는 정도에 만족했지만, 3분기엔 맏형 격인 D램까지 호실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향후 D램 시장과 관련해 연초부터 계속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생산량 증가에 따른 모바일 D램 수요 증가를 예상했다”며 “특히 3분기는 주요 스마트폰 고객들의 신제품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20나노 초반급 D램 비중을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0나노 초반급 제품의 경우 컴퓨팅 D램은 2분기에 생산을 확대했다. 모바일 제품은 2분기 말부터 생산이 시작되는데 이를 통해 하반기 신제품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그동안 약세를 보였던 낸드플래시 부문도 출하량이 늘고 있다.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모바일 제품 및 SSD 수요 증가와 1분기 기저효과에 따라 전 분기 대비 52% 증가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분기 생산을 시작한 2D 구조의 14나노 제품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가며 모바일 시장으로 판매를 시작한 2세대(36단) 3D 제품도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며 “3세대(48단) 3D 제품은 하반기 중에 개발 완료해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브렉시트로 인한 엔화 강세는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외국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가질 수 있게 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시바와 마이크론의 주요 생산시설은 일본 요카이치와 히로시마에 위치해 있어 원가 측면에서 국내 반도체 업체들에 비해 불리할 수 밖에 없다”며 “브렉시트로 인한 엔화 강세는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입장에서는 아쉬울 것이 없는 조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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