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역대 최고치…국내 증시 시가총액도 늘어

 

글로벌 투자자금이 미국과 신흥국으로 몰리면서 주식, 채권 등 주요 자산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 사진=뉴스1
# 증시 격언에 ‘밀물이 들어오면 모든 배가 뜬다(Rising tide lifts all the boats)’라는 말이 있다. 시장에 돈이 풀리면 주식, 채권 가격이 동반 상승한다는 의미다. 이것을 유동성 장세라고 한다.

최근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이 이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 증시에 글로벌 자금이 모이면서 지수가 상승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지고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 등 주요국의 통화 정책이 더욱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밀물이 들어오는 속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특히 미국 증시의 글로벌 투자 자금 유입이 두드러진다. 시장정보업체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에 따르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4주 동안 선진국 주식 펀드 전체에서는 208억3600만 달러가 빠져나갔지만 북미 주식펀드로는 23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7월 7∼13일에는 125억1500만달러가 순유입돼 지난해 9월 이후 최대 규모 순유입을 기록했다. 북미 채권 펀드에서도 브렉시트 이후 지난 4주 동안 122억1400만달러가 들어왔다.

신흥국에도 투자 자금이 몰렸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브렉시트 이후 4주 동안 신흥국 주식 펀드에 52억17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1년 만에 최대 규모 순유입이다. 신흥국 채권펀드로는 108억4700만달러가 유입됐다. 특히 지난 11∼15일 신흥국으로 유입된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은 2013년 9월 미국 연준이 테이퍼링(점진적 자산매입 축소)을 늦춘 이후 최대 규모다.

한국 주식 시장에도 자금 유입이 거셌다. IIF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21일까지 한국 주식으로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 유입은 24억6600만 달러(약 2조8000억원)로 7대 주요 신흥국 중 남아프리카공화국(38억6800만 달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브라질(10억9900만 달러), 인도네시아(10억9500만달러), 인도(10억3300만달러), 태국(10억27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돈이 몰리자 각국 증시의 시가총액도 증가세를 보였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한국거래소(KRX) 상장 종목 시가총액은 1조2595억달러로 지난해 말 1조2312억달러 대비 2.3% 증가했다. KRX 시가총액 수준은 세계 14위로 6개월 만에 순위가 한 계단 상승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시가총액은 5.2%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고 주요 신흥국 중 하나인 브라질거래소(BM & FBOVESPA) 시가총액은 35.4% 급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밀물에 배를 대는 전략이 유효할 전망이다. 자금 유출이 일어나는 유럽보다는 자금 유입이 늘어난 미국과 신흥 시장을 주목해볼만하다. 실제 미국 주요 지수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도 역대 최고치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신흥국도 지수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의 완화적 통화 정책으로 미국과 신흥국 자금유입 현상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IIF는 보고서에서 "브렉시트 이후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3개국의 통화정책의 추가 완화에 힘입어 신흥국으로 자금유입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미국 연준이 예상보다 빨리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거나 중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다시 커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