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시 ECB 금리 동결에 혼조세…일본 금리 동결 가능성은 '반반'

유럽중앙은행이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밤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시장 전망보다 덜 부정적으로 작용한 영향이 컸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브렉시트로 인한 둔화가 나타나면 9월에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가능성만 시사했다. 

ECB가 금리를 동결했다는 소식에 유럽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추가적인 완화 정책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반면 일부 투자자들은 ECB 금리 동결 결정을 글로벌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으로 해석하면서 증시에 돈을 댔다. 21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CAC40 지수는 전날보다 0.08% 하락한 4376.25를 나타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DAX지수는 0.14% 오른 10156.21로 장을 마쳤다. 영국 FTSE100 지수는 0.43% 빠진 6699.89를 기록했다.

미국 증시 주요 지수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증시는 개장 전 발표한 ECB 금리 동결 소식에 장 초반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장 시작 후 개선된 경제 지표가 발표되면서 증시는 오름과 내림이 혼재된 상태로 바뀌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77.80포인트(0.42%) 하락한 18517.2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7.85포인트(0.36%) 낮은 2165.17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03포인트(0.31%) 떨어진 5073.90에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이제 오는 26~27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와 28~29일 일본은행(BOJ)의 금융통화정책회의에 시선을 둘 예정이다. 기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이는 미국보다는 통화 완화 정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측되는 BOJ가 더 주목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달 초 자신이 이끄는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하며 더욱 거센 아베노믹스를 예고했다. 아베는 집권 이후 엔화 약세를 유도해 일본 경제를 부양하겠다는 전략을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달 일본은 브렉시트로 인해 순식간에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는 경험을 했다. 글로벌 경제가 불안한 상황이 오면 오랫동안 공들인 부양책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은 이달 통화 완화 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으론 일본이 이번에도 추가적인 부양을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누그러지는 가운데 엔화 강세 현상 역시 잦아드는 까닭이다. 특히 시장에 직접 돈을 대는 ‘헬리콥터 머니’는 없을 전망이다. 21일(현지 시각)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영국 BBC에서 “일본은 헬리콥터 머니를 시행할 가능성도, 필요성도 없다”며 직접적인 시장 개입을 부인했다. 현재 수준의 질적, 양적 부양과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국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는 일본 통화 정책을 주목하면서 당분간 관망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국내 증시는 지난 4월과 6월 시장 기대와 달리 BOJ가 금리를 동결하자 대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지수 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시장에 부정적인 주요국 통화정책은 지수 하락의 빌미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내주 있을 일본 통화 정책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들의 시선이 일본 통화정책 회의로 쏠리고 있다.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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