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서 강의 맡아…한은 관계자 "일찍 승진한 것이 과연 좋은 건지. . ."

 

한국은행 서영경 부총재보가 15일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 사진=뉴스1
한국은행 설립 이래 최초 여성임원이었던 서영경(53)부총재보가 3년의 임기를 마치고 15일 한은을 떠났다. 이를 두고 빠른 승진으로 인해 일찍 한은을 떠나게 돼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 부총재보는 14일 금통위에 이어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설명회에 참여한뒤 열린 경제전망에 대해 직접 브리핑했다.

 

서 부총재보는 창립 63년만에 처음으로 탄생한 여성 임원이었다. 그는 지난 2013년 7월 금융시장부장에서 부총재보로 발탁됐다. 서 부총재보는 우리나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 방향 결정 회의에 처음 참석한 여성이기도 하다. 부총재보로 재직하며 조사업무, 경제통계, 국제협력 등의 업무를 맡아왔다. 한국은행의 핵심 업무인 경제분석과 전망, 각종 경제통계를 담당했다.

내부 관계자들은 서 부총재보가 "조용하고 보수적인 한은직원들 사이에서 신중하면서도 여장부같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초 타이틀을 얻은 서 부총재보가 실력과 운을 모두 갖춘 인물이라고 여겼는데 막상 53세라는 이른 나이에 한은을 떠나는 것을 보니 운이 좋은건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 부총재보는 이날 오후 한은 본관에서 가진 퇴임식에서 "지난 수년 간 금융위기 여파로 저성장 저물가가 이어졌는데 낯설고 새로운 경제 상황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고민이 컸다"며 "한은을 떠나더라도 한국경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데 힘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82학번인 서 부총재보는 1988년 한은에 들어왔고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땄다. 서 부총재보는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과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과 같은 대학 동기다. 서 부총재보는 한은 경제연구원 실장, 국제국 팀장, 통화정책국 금융시장부장 등을 거쳤고 2급이 된 지 2년만인 지난해 말 한은 창립 후 첫 여성 1급으로 승진했다.

서 부총재보는 퇴임 후 고려대에서 강의할 예정이다.

한은 내부 관계자는 "1988년에 입사한 서 부총재보 동기들 중 국장이 되지 않으신 분들도 계신데 너무 빨리 승진을 하다보니 적응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서 부총재가 한은을 떠나서도 애정을 갖고 한은의 발전에 기여할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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