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출시 안 된 휴대전화 리뷰해 조회 수 55만 돌파

언더케이지가 유튜브에 IT기기를 소개하는 모습. / 사진=유튜브 캡쳐

 

 

새로운 IT기기들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기기에 대한 정보가 중요해졌다. IT기기는 가격이 비싼데다 한 번 개봉하면 환불이 어렵다. 특히 대중들은 휴대전화를 바꿀 때 신중해진다. 고가제품이 많고 한 번 구입하면 보통 장기간 사용하기 때문이다.

IT기기(휴대전화·태블릿PC·스마트워치 등)정보를 공유하는 언더케이지(UnderKG)는 이런 소비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언더케이지는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IT기기를 직접 써 본 후기를 전달한다.

 

유튜브에 올라온 언더케이지 영상을 구독해 보는 사람은 19만 명이 넘는다. 세상의 모든 1KG이하 IT제품을 리뷰하고 있는 언더케이지를 30일 망원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했다.

유튜브에 올라오는 영상은 3명의 구성원이 협업해 만든다. 언더케이지에는 제품을 소개하는 사람(이하 닉네임 F717), 리뷰 할 제품을 구해오는 사람, 만든 영상을 편집하는 사람 등이다.

언더케이지는 평범한 일반인으로 얼굴·이름이 노출되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사진 촬영도 사양했다. 언더케이지가 올리는 영상에도 얼굴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F717은 “얼굴이 공개되는 것은 장점이 없다고 생각한다. 얼굴이 없으면 영상 보시는 분도 제품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3년 7월부터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한 이들은 매주 3~4개씩 제품 리뷰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취미삼아 영상을 올렸다. F717은 “평소 IT제품에 관심이 많아서 한 두 개씩 올리기 시작한 것이 이렇게 커져버렸다”며 “힘들지만 여태까지 꾸준히 해왔고 기다리시는 분을 생각해 계속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힘들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영상 하나를 제작할 때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인력 투입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영상 화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팬들에게 고화질 영상을 보여주기 위해 촬영 카메라도 고가를 사용한다. 고화질이라 편집이나 영상 업로드 시간도 3시간 가까이 걸린다. F717은 “영상 화질만큼은 자부할 수 있다”며 “화질이 좋다고 칭찬하는 댓글을 보면 힘이 난다”고 말했다.

언더케이지는 특히 공정하고 솔직한 제품리뷰를 위해 많은 공을 들인다. 요즘 최신 기기들은 기능이 워낙 다양해 많은 시간 공부가 필요하다고 한다. 제품 리뷰 담당 F717은 “무조건 최소 1주일은 제품을 직접 사용해본다. 내가 직접 사용해봐야 더 생생한 후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줄 수 있다”며 “제품사용기와 더불어 제조사가 강조한 제품 기능, 다른 사용자들의 후기를 종합해 영상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조회수 55만을 기록한 아이폰5S 개봉영상. / 사진=유튜브 캡쳐

소개할 제품을 구해오는 것 역시 만만치 않다. 제품 준비 담당자는 “자비를 들여 고가의 제품을 산다. 구하기 어려운 제품들은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어떻게든 구해온다”고 말했다.

 

이들이 인기를 얻게 된 계기도 한국에서 구할 수 없었던 제품을 구해 영상을 올렸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출시되지 않았고 미국과 일본에서만 출시된 아이폰5S를 구해 리뷰한 영상은 조회 수 55만을 넘었다.

이런 노력 덕에 언더케이지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팬들도 늘었다. 특히 휴대전화를 새로 사야할 때 구독자들이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 F717은 “한 어머님께서 저희 영상을 보고 아들 사줄 휴대전화를 정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하셨다”며 “그때 나도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일반 팬들뿐만 아니라 휴대전화를 만드는 제조기업에서도 관심을 갖는다. 어떤 대기업 직원들은 직접 영상에 댓글을 달기도 한다.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영어로 제품을 소개하는 영상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에서 만든 IT제품은 영어로 소개된 영상이 드물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미국, 필리핀,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프랑스 등 다양한 국가 팬들이 언더케이지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얼굴 한 번 공개된 적 없지만 길에서 알아보는 대단한 팬도 있다. F717은 “지하철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였다. 팬이 내 휴대전화와 휴대전화 배경화면, 손 모양만으로 나를 언더케이지로 유추했다”며 “만나서 영광이라며 너무 좋아해주셔서 민망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언더케이지는 팬들의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 온라인 내에서 소통을 많이 하려고 노력 중이다. 얼굴도 공개하지 않고 오프라인 모임도 따로 갖지 않아 팬들과 소통할 창구는 온라인뿐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구독자 댓글에 빠짐없이 답변해주기 위해 10분에 한 번씩 유튜브를 확인한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을 통한 라이브 방송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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