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삼성SDI, 제일기획 등 부품‧광고업체 관심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제품에 삼성전자 만큼 신경을 곤두세우는 기업들이 있다. 흔히 ‘삼성후자’라고 불리는 삼성그룹의 다른 계열사들이다. 갤럭시노트8에 카메라, 전지 등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와 삼성SDI를 향한 시선이 단연 뜨겁다. 광고업체인 제일기획도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파크 애비뉴 아모리(Park Avenue Armory)에서 업계 관계자와 취재진 등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 갤럭시 언팩 2017’을 열고 대화면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최신작 갤럭시노트8을 공개했다.
공개 당시부터 삼성전자가 홍보 초점으로 삼은 건 S펜이다. S펜으로 GIF 파일을 제작해 인스턴트 메시지로 공유할 수 있는 ‘라이브 메시지’가 생기는 등 새 기능이 더해진 덕이다.
그간 전자업계서 예상해온 대로 갤럭시노트8에는 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후면에 각각 1200만 화소의 광각 카메라와 망원 카메라 등 듀얼 카메라가 탑재됐다. 또 듀얼 카메라 모두에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 기능이 적용됐다. 듀얼카메라는 렌즈가 2개라 기존 스마트폰보다 훨씬 넓은 각도로 사진을 촬영하는 게 가능해진다.
이 물량의 70% 이상을 공급하는 업체가 삼성전기다. 갤럭시노트8 판매가 늘수록 삼성전기가 수혜를 볼 거라는 뜻이다. 듀얼카메라는 일반 카메라에 비해 고가라 수익성을 높이는 데도 효과를 줄 수 있다.
이동주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기의 경우) 갤럭시노트8 듀얼 카메라 채택 과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향 듀얼 카메라 확판으로 실적이 대폭 성장할 것”이라며 “듀얼카메라 모듈 시장 규모는 올해 46억달러 수준에서 내년 74억달러로 62%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SDI 입장에서는 갤럭시노트8이 명예회복의 가늠자다. 갤럭시노트8의 초기 생산 물량에 들어갈 배터리는 삼성SDI가 제작한다. 갤럭시노트7이 배터리 발화 사태로 단종된 이후 삼성SDI는 비상상황실까지 꾸리고 배터리 품질개선에 사활을 걸어왔다.
전작이 배터리 사태로 막대한 손실을 안겨준 탓에 신작 공개 직후 가장 관심 모은 것도 단연 배터리다. 갤럭시노트8의 배터리 용량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3300mAh다. 전작인 갤럭시노트7나 상반기 대화면 스마트폰인 갤럭시S8+(3500mAh)보다는 되레 용량이 줄어든 셈이다. 그만큼 모험보다 안전에 주안점을 뒀다는 뜻이다.
삼성SDI는 지난 2분기에 55억원의 흑자를 내 6분기 연속 이어진 적자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갤럭시S8 효과를 본 덕이다. 갤럭시노트8의 경우 흑자 이어가기와 명예회복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수행해야하는 만큼 긴장하는 분위기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SDI 영업이익은 3분기 195억원, 4분기 651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본다”면서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 이슈가 터진 이후 소형전지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완투자를 진행했다. 전체적인 공급단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에도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존재는 당장 실적에 영향을 끼치는 중대 변수다. 삼성전자는 제일기획의 최대광고주이자 최대주주다. 특히 삼성전자 플래그시 스마트폰의 북미권 물량이 증가할수록 제일기획 실적은 탄력 받는 구조다.
제일기획은 지난 2분기에도 갤럭시S8 출시 덕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영업이익을 거둬들이기도 했다. 제일기획이 2분기에 영업이익 500억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갤럭시노트8의 성패는 제일기획의 역대최대 실적 경신여부에 주요한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문지현 미래에셋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제일기획은 상반기 갤럭시S 시리즈보다 하반기 갤럭시 노트 시리즈에 대한 마케팅 관여도가 조금 더 높다”며 “제일기획 하반기 실적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8을 오는 9월 15일부터 한국, 미국 등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